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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일본에 상륙한 한국 쌀

조선일보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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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쌀값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1년 새 쌀값이 두 배가량 올랐다. 마트에서는 최저가 쌀부터 빠르게 품절되고, ‘1인당 한 포대’로 규제까지 하고 있다. 필자는 조금이라도 싼 쌀을 구매하려 인터넷에서 주문을 했는데 재고가 부족해 배송되기까지 2주나 걸렸다. 정부는 비축하고 있던 쌀을 시장에 풀었지만,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29일 현재까지 쌀값은 사상 최고가를 매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 부족”이라고 설명할 뿐, 정확한 이유도 파악하지 못해 국민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쌀을 사 오는 일본인까지 나왔다. 당연히 들고 오기 무겁고 공항에서 검역도 받아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고 절박한 마음으로 쌀을 사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35년 만에 한국에서 쌀을 수입하기로 했다. 보통 일본에서는 외국산 쌀을 유통하지 않아 일본인에게는 놀라운 소식이다. 1990년대 초반에 기록적인 냉해 때문에 태국에서 인디카쌀을 수입했지만, 일식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량은 저조했다.

이번에 수입하게 된 한국 쌀은 해남산 ‘땅끝햇살’이라는 품종이다. 2024년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쌀이다. 찰기가 강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라고 한다. 밥맛에 까다로운 일본인 취향에도 맞는 쌀인 것 같다. 한국에서 주로 재배하는 쌀은 일본과 같은 자포니카쌀이고, 기후도 비슷해 한국에서 수입하는 게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 예전에 한일 양국의 쌀 브랜드를 비교하는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4월에 한국에서 수입한 쌀은 발매 후 10일 만에 매진됐고, 일본 정부는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입한 한국 쌀은 일본 현지 쌀과 가격에 차이가 없었지만, 공급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나중에 필자가 사는 동네 마트에서도 한국 쌀을 보게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한국에 도움을 구하게 될 줄은 몰랐다. 혹시 기회가 되면 일본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 쌀을 먹어보려고 한다.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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