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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악 심판이 이정후 도왔다? ‘오심 덕분에’ 이어진 기록 도전, 개인 기록 경신할까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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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경기의 주심은 필 쿠지였다. 메이저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심판이다. 보통 심판의 이름을 아는 경우는 논란이 생겼을 때다. 쿠지 심판의 논란 이력이 화려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쿠지 심판은 오랜 경험을 자랑하지만, 최근 들어 볼 판정의 정확도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래도 심판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동체 시력이나 여러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도 나이 든 심판들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여기에 쿠지 심판은 완고하기로 유명하다. 감독이나 선수들과 마찰도 피하지 않는 성향이다. 퇴장 판정도 시원하고, 그래서 논란을 자주 만든다.

쿠지 심판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도 악연이 한 차례 있다. 지난 4월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경기에 주심을 맡았는데, 이날 대타로 9회 타석에 들어섰던 이정후에게 경고를 줘 화제를 모았다. 이정후는 헬멧이 머리에 비해 크다. 그래서 잘 벗겨진다. 달리다가는 항상 빠지기 일쑤다. 아무래도 서양인 두상에 맞춰 제작된 헬멧이라 동양인과는 잘 맞지 않는다. 김하성도 그랬다.

스윙 한 번 하면 헬멧이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타격 준비를 하며 헬멧을 눌러 쓴다. 가볍게 치며 누른다. 그런데 쿠지 심판은 이를 시범경기 당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챌린지를 요청하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 타자의 챌린지 요청은 헬멧을 치면서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 정규시즌에는 ABS 챌린지가 없다. 이 때문에 헬멧을 치는 행동이 마치 심판의 볼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처럼 간주되기도 한다. 심판진이 이 행동에 굉장히 예민한 이유다.


쿠지 주심은 이정후의 이 행동을 문제 삼았고, 단지 헬멧을 고쳐 쓰려는 의도밖에 없었던 이정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이정후에게 그 의도조차 전달되지 않았다. 이정후는 경기 후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헬멧 루틴을 알고 있다며, 심판이 다소 예민했던 것 같다며 정리하고 넘어갔다. 물론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지만,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을 쿠지 주심이 굳이 문제 삼은 점도 없지 않았다. 이정후의 표정이나 행동에서는 챌린지의 의도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런 쿠지 주심과 이정후가 다시 만났으니 뭔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은 당연했다. 이날 이정후는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1안타가 쿠지 주심의 오심 덕에 나왔다.


사연은 이렇다.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주잉었던 이정후는 이날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을 상대로 첫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3루 뜬공으로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변화구를 타격했지만 역시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두 타구 모두 별다른 위력이 없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이었던 6회 결국 1루수 강습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안타 과정에서 오심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0-4로 뒤진 6회 1사 후 피츠제럴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어 야스트렘스키의 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었다. 아다메스의 땅볼로 이어진 2사 1,3루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킹은 이정후의 바깥쪽으로 패스트볼을 던졌다. 하지만 공이 모두 존을 벗어났다. 2B에서는 바깥쪽에 던진 체인지업도 존을 벗어났다. 3B에서 킹은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다시 바깥쪽에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 또한 존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쿠지 주심이 여기서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메이저리그는 ABS가 아니다. 사람이 본다. 사람들은 보통 3B 카운트에서 존이 넓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건 KBO는 물론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이정후도 이를 잘 안다. 그래서 이정후는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아주 터무니없게 빠진 공은 아닌 만큼 잊고 5구를 준비했다.


이정후는 아쉬움을 곧바로 지웠다. 5구째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1루수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1루수 아라에스가 몸을 날려 잡으려고 했지만 타구가 너무 강했다. 3루 주자 피츠제럴드가 홈을 밟았고, 안타로 기록됐다. 이정후의 7경기 연속 안타가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만약 쿠지 주심이 4구를 정확히 봐 볼넷을 선언했다면 이정후의 연속 안타 행진은 6경기에서 끊기도, 타점도 기록할 수 없었다. 어쩌면 오심이 이정후의 기록 행진을 도운 셈이다.

비록 이날 팀은 3-5로 졌지만, 이정후는 자신의 개인 기록을 향해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정후의 개인 최장 연속 안타 경기 기록은 11경기다. 2024년 4월 8일부터 21일까지 기록했다. 이 11경기에서 타율 0.354를 기록했다. 올해 최장 기록은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기록한 8경기다. 이 8경기 타율은 0.353이었다.

이정후의 최근 타격 흐름은 한창 좋을 때에 비하면 약간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안타 하나씩은 뽑아내면서 슬럼프로 가는 것은 막고 있다. 타율도 여전히 3할대(.319)를 유지하고 있고, OPS도 0.901로 0.9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후는 2일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8경기 연속 안타에 도전한다. 이날 콜로라도는 좌완 카일 프리랜드를 선발로 예고했다. 프리랜드는 시즌 6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5.93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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