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된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에스케이(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에스케이(SK)텔레콤에 대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하라”는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강제성 없는 권고 조처라서 당장 일선 대리점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에스케이텔레콤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달 28일부터 자사 가입자에 대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교체를 희망하는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유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날 행정지도 방침에 대해 “에스케이텔레콤이 사고 이후 당연히 해야 할 조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선 ‘회사가 신규 가입자용 유심을 따로 빼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스케이텔레콤의 유통 자회사 피에스앤마케팅이 대리점주들에게 “유심 부족으로 인해 (신규) 판매 건에 한하여 공급을 진행한다”고 공지한 사실이 공개했다.
이에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대표는 “대리점 입장에선 (신규 가입자 유치로) 영업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가 중소기업(대리점)에 영업하지 말라고 강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규 가입보다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를 우선순위로 처리하는 공문을 대리점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일(18시 기준)까지 유심을 교체한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는 81만2천명이다.
정부는 또 최근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때 전산 오류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회사가 즉각적인 상황 공유와 신속한 복구에 나서 가입자의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조처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소비자 단체 등이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와 손해배상, 피해보상시 증명책임 완화 등을 검토할 것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에스케이텔레콤이 전날 과방위 청문회에서 밝힌 취약계층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 계획을 제출하는 한편, 이날부터 시작된 엿새간의 연휴 동안 해외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공항에서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지원 인력을 대폭 늘릴 것도 권고했다.
정부는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회사가 서버 해킹 사고 이후 일어나는 상황을 가입자에게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도 당부했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은 오는 6월 말까지 유심 10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에스케이텔레콤 전체 가입자 2300만명 가운데 1100만명만이 다음달까지 유심 교체를 완료할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유심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10일 도입을 목표로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유심 초기화’(포맷)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이달 14일부터 해외 로밍을 이용하는 가입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쪽은 정부의 행정지도에 대해 “현 상황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행정지도와 관련한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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