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탈당에 “나도 떠난다” 인증 쇄도…洪 “미안하다” 댓글도

지난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경선에 탈락 후 정계은퇴 의사를 밝힌 홍준표 후보가 발표장에서 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지난 30일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홍 전 시장뿐만 아니라 배우자 이순삼 여사와 가족들도 함께 탈당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현 주소지가 대구인 탓에 탈당 절차는 대구시당이 중앙당과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시장의 탈당 소식이 알려지자 그를 지지하던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이날 “홍 전 시장이 탈당한다고 한 어제(29일)부터 탈당계가 많이 오고 있다”며 “너무 탈당계가 팩스로 많이 와서 팩스가 오전부터 아예 고장 난 상태”라고 JTBC에 밝혔다.

팩스 접수가 어려워지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데, 관계자는 “많이 올 때는 연이어 계속 전화가 오고 있고, 많이 안 올 때는 5분에 한 번씩 오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탈장 선언에 그의 정치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지지자들이 탈당을 인증하고 있다. [‘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홍 전 시장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도 탈당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다.

홍 전 시장 지지자들은 ‘탈당 처리가 완료됐다’는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을 올리고 “팬덤 정치와 이미지 정치에 기대는 이들에게 표를 주는 모습을 보며 이 당은 역시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을 위해 수십년간 헌신한 보수적통 홍준표를 몰라보고 그 민심을 모른다는 게 평생 정신 못 차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홍카(홍 전 시장 별칭)께서 안 계시는 당은 있을 필요가 없다”, “저와 우리가 탈당 하는 것은 당에 남아있을 가치가 없어서이지 홍카 잘못이 전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의 탈당에 아쉬움을 전했다.

홍 전 시장은 한 지지자가 “이 당 위해서 공격수 수비수 골기퍼 저격수 패전투수 불쏘시개 역할은 혼자 다 하는데 맨날 사냥개마냥 쓰이다 버려지는 거 같다”고 하자 “들일 하다 지쳐서 집에 오니 언제나 안방은 엉뚱한 놈들이 차지하고 있더라”는 댓글로 허망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도 홍준표님 같은 정치인이 있다면 좀 상식적으로 굴러 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어제부로 그 희망의 끈을 놓게 됐다”는 지지자의 글에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한편 홍 전 시장은 지난 29일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 이후 SNS를 통해 “경선 결과를 보고 더 정치를 계속하다가는 ‘추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젠 이 당을 탈당하고 정계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탈당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