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어 일본 긴자 식스 매장 사진. /사진제공=코오롱FnC |
일본 골프웨어 시장이 젊은 세대의 취향 변화에 힘입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골프가 단순 스포츠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면서, 기능성과 전통 중심의 골프웨어보다 핏과 컬러, 무드 등 감성적 요소를 중시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40대 Z세대·밀레니얼 골퍼를 중심으로 골프웨어를 '패션'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9일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억900만 달러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7.3% 성장해 1억541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여성 골프웨어 시장은 4606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6.8%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골프는 일본에서 비대면 야외 활동으로 주목받았고, 젊은 골퍼들이 SNS를 통해 골프웨어를 '보여주는 콘텐츠'로 소비하면서 시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백화점연합회와 야노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엄 시장 내 소비 트렌드는 '투자 가치가 있는 제품'과 '자신의 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 골프웨어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골프용품시장연맹(JGGA)은 고소득층 및 젊은 골퍼 사이에서 '골프를 치지 않아도 입고 싶은 골프웨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 속에 코오롱FnC는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G/FORE)'를 앞세워 일본과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포어는 2011년 미국 LA 기반으로 패션 디자이너 마시모 지아눌리(Mossimo Giannulli)가 론칭한 브랜드로,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코오롱FnC가 공식 운영을 맡아 브랜드 재정비 및 시장 확장에 성공했다. 코오롱FnC는 한국 시장에서 지포어를 런칭한 지 2년 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4월 지포어 미국 본사와 중국·일본 독점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봄/여름 시즌부터 일본과 중국 주요 상권에 직접 매장을 열고, '원아시아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진출은 단순 라이선스 판매가 아니라, 한국에서 축적한 △상품기획 △유통 △마케팅 역량을 적용하는 '풀오퍼레이션(full operation)'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포어는 지난 25일 도쿄 긴자 식스(GINZA SIX)에 일본 첫 매장을 오픈했다. 긴자 식스는 일본 최대 규모의 럭셔리 복합 쇼핑몰로, 루이비통, 셀린느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지포어는 골프 조닝이 아닌 럭셔리 패션관에 매장을 마련해, 골프웨어를 패션으로 소비하는 일본 젊은 프리미엄 고객을 직접 겨냥했다.
상품 기획도 차별화했다. 중국과 일본 모두 남성 골퍼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용품을 중심으로 의류까지 풀착장을 제안하는 지포어 특유의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단순 의류 브랜드를 넘어 골프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지포어는 일본과 동시에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15일 중국 심천 프리미엄 쇼핑몰 'MIXC'에 첫 매장을 열었고, 상반기 중 상하이의 대표 랜드마크인 'Plaza 66'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두 매장 모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입점한 핵심 상권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지포어의 일본·중국 시장 진출은 단순 수출을 넘어 한국식 브랜드 운영 플랫폼의 수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원아시아 전략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 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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