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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적대던 윤·김 부부 게이트 수사, 이제야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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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인사 개입에 ODA 연루 의혹까지 제기





윤 정부 초기 사건인데 검찰 3년간 뭘 했나



검찰이 어제(3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소재 사저(아크로비스타)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전직 대통령 사저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강제 수사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에서 실시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제외하고도 창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서울고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최근 폭로된 전씨 관련 의혹은 충격적이다.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고문이었던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할 때부터 세간의 주시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 뒤인 2022년 7월 전씨의 딸이 “아빠,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과 시민사회수석실로 공문 발송했다고 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전씨가 “A행정관은 찰리 몫으로 들어가…”라는 답을 보냈는데, 찰리는 전씨 처남의 별칭이라고 한다. 김 여사와 관련된 무속인이 대통령실 인사와 업무에 개입했다면 심각한 문제다.

전씨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받은 정황까지 드러났다. 검찰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사업이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관됐는지도 수사한다고 한다. 김 여사에게 전달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전씨의 주장은 상식 밖이다. 이와 별도로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선 명태균씨는 기자들에게 “(김)여사가 ‘조국 수사 때 김상민(전 검사가) 고생 많이 했다. 챙겨 줘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민감한 사건들이 진실 규명을 기다린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백히 답해야 한다. 어제도 사저 앞에 몰려든 극렬 지지자들을 방패 삼아 수사를 회피하고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여론의 분노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26일 만에 강제수사에 나섰다. 전씨나 명씨는 윤석열 정부 출범 무렵부터 수상한 행각을 벌였는데, 지난 3년간 수사기관들은 눈을 감고 있었나. 검찰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여부가 불확실하던 지난 1월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당시 수사가 철저히 이뤄졌다면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을까. 검찰은 이제라도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비리 혐의를 묵살했다는 의심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검찰은 더 거센 개혁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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