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단일화' 온도차…김문수 "反이재명 빅텐트"vs 한동훈 "경선에 집중"

[the300](종합)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김문수(왼쪽),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결승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4.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김 후보는 단일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한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는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선 토론에서 '전당대회 직후 한덕수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단일화 시점이) 우리 후보가 뽑힌 다음이어야지 이전에 단일화 논의를 못 한다"며 "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보는데, 늦지 않게, 그러나 국민이 볼 때 합당한 방법으로 반드시 단일화하고, 다른 후보도 반(反)이재명 전선으로 이기기 위해 누구라도 단일화해야 한다. 반이재명 빅텐트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는 "지금 우리 국민의힘 최종 경선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선을 마친 후) 이기기 위해 뭐든 할 것이지만 지금 언제 누구와 단일화하는 것이 이슈가 된다면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우리 승리를 위해 도움이 안 된다"라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도 한 권한대행에게 후보 자리를 무조건 '양보'할 용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이날 한 후보로부터 '최종 후보가 되시면 한덕수 총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실 용의가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양보라는 게, 국민들이 그렇게 애를 써서 뽑아준 후보가 양보를 한다고 할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어떤 명분으로 양보를 해야하는지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좀 납득이 안 된다"고 답했다. 합당한 단일화 절차를 거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두 후보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속한 새미래민주당이 반명(反이재명) 빅텐트 논의 조건으로 국민의힘 당명 교체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 후보는 "황당하게 생각했다. 남의 당명을 고치라는 건 다른 집 아이 보고 이름을 고치라는 것과 똑같다"며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빅텐트든 확장이든 좋지만, 기본이 중요하다"며 "문재인 정권에 있던 분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요구를 용인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자존감이 상할 것 같다"며 "나중에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지만 적어도 중심은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김문수(왼쪽), 한동훈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04.30. photo@newsis.com /사진=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서로에 대한 비난과 공격은 자제하고 정책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잠재적 핵 무장 방안과 관련해 김 후보는 한미가 공동 건조한 핵 잠수함을 통해 북한과 핵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 후보는 농축 재처리 과정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핵 잠재력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나라 육상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건 많은 반대가 있을 수 있어 부작용이 크다"며 "제가 판단할 때 전술핵을 미국 국토인 괌에 배치해서 유사시 북한까지 비행기로 실어 투하하는 방식으로 핵 균형을 하는 게 굉장히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는 "우리의 핵 추진 잠수함에 핵을 탑재하는 건 우리가 무장하는 것이라서 아직까지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략 자산 순환 배치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요한 것은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단계"라며 "(우라늄) 농축 재처리 단계를 확보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고, 한 후보는 신도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김 후보는 "도시 계획이라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지 않으면 공약이라는 것이 허구의 '빌 공'(空)이 돼버린다"며 "더구나 한 후보는 대통령 임기를 3년만 하고 메가폴리스는 2년 만에 해내겠다고 하지 않았나. 실현 가능하고 주민들이 볼 때도 믿을 수 있는 공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메가폴리스가 분당이나 일산처럼 새로운 도시를 올려세우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산업과 주거를 집중시켜 자연히 그 수요를 늘리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메가폴리스로 지정한 다음에도 계속 키워나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3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둘 중 최후의 승자는 '당심·민심 각 50% 반영'으로 결정된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한 권한대행과 경선을 통해 단일화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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