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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스파이, 유럽의회 침투… 러 정보기관은 佛대선 노렸다

중앙일보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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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파이가 유럽의회 문건을 무더기로 빼내고, 러시아군 정보기관이 지난 2017년 프랑스 대선 때 사이버 공격을 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중·러가 유럽 등 전 세계 민주국가를 상대로 여론 조작 등을 포함한 인지전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검찰은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 신분으로 수년간 민감한 문건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계 독일 국적자 지안 궈(44)를 최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궈는 독일의 극우 정당이자 제2당인 독일대안당(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2019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민감한 서류'로 분류된 의회 문건 500여건을 입수해 이를 중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중국 스파이가 유럽의회 문건을 다수 빼내고, 러시아는 지난 프랑스 대선중에 사이버 공격을 하는 등 중국·러시아가 끊임없이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스파이가 유럽의회 문건을 다수 빼내고, 러시아는 지난 프랑스 대선중에 사이버 공격을 하는 등 중국·러시아가 끊임없이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검찰은 또 그가 독일에서 중국 정보기관 요원으로 근무하며 정치인,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와 관련한 첩보를 수집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태생인 궈는 독일 드레스덴공대를 졸업하고 중국 태양광업체에서 일하다가 크라 의원의 보좌관이 됐다.

이번 기소를 계기로 검찰은 크라 의원이 중국·러시아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내사에 들어갔다. 크라 의원은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 AfD 1순위 후보로 출마했지만, 스파이 의혹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밖에 검찰은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물류업체 직원으로 일하며 궈에게 군수업체 무기 수송과 화물·승객 정보를 넘긴 혐의로 중국 국적자 1명을 함께 기소했다.

외신들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던 유럽이 중국 스파이 사태라는 악재를 맞았다"고 전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속에서 중국 역시 유럽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가운데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일 방중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선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괴롭힘에 함께 맞서자"고 말했다.



"중국 해커, 과테말라 외교부 해킹" 거론



이런 가운데 중국 해커 스파이 집단이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 외교부의 내부 인터넷망을 해킹한 사실이 있다고 미 외교당국이 29일 발표했다. 과테말라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과테말라 정부와 미 남부사령부 간 공동 사이버보안 모니터링 결과, 과테말라 외교부의 전체 컴퓨터 시스템이 중국 사이버 스파이 그룹에 의해 해킹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미국 측은 해킹 시기에 대해선 적시하지 않은 채 "미국은 글로벌 위협과 싸우는 과테말라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과테말라 외교부는 "미국대사관 측 게시글 내용은 2022년 9월에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최근엔 해킹 피해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3년 전 사건'을 미국 측이 발표한 것은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을 경계하게 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 "러시아가 지난 대선 사이버 공격 배후"



이날 프랑스 정부는 지난 대선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캠프의 e메일을 해킹하는 등 주요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군 정보기관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은 러시아 총정찰국(GRU)의 사이버 공격 사례를 이날 공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GRU는 러시아 해킹그룹 'APT28'을 활용해 사이버 공격 작전을 펼쳤다. 매체들은 지난 대선 기간 "APT28이 대규모 해킹 작전에 참여했다"며 "당시 수천 개의 문서가 도난당하고 유포됐으며 유권자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크롱 캠프 해킹 사건'이다. 2017년 5월 대선 결선 투표 직전 마크롱 후보 캠프의 내부 문서 수천 건이 해킹돼 유출됐다. 이 때문에 "마크롱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프랑스에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려는 시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지난 2015년 프랑스의 방송사 한 곳을 사이버 공격해 송출을 몇 시간 중단시킨 사태의 배후에도 러시아가 있었다고 프랑스 당국은 파악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패럴림픽 준비 조직도 APT28의 표적이 됐다고 한다. 현지 매체는 "프랑스 정부 부처, 방산·항공우주 기업, 금융·경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2021년 이후 증가했다"고도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프랑스 대선중에 사이버 공격을 하는 등 끊임없이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는 지난 프랑스 대선중에 사이버 공격을 하는 등 끊임없이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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