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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여친 해줘"…40대 대표의 성추행, 10대 아이돌은 무너졌다

노컷뉴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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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성추행 확인
'편애 멤버'에 명품선물…밉보이면 불이익
학부모에 앨범·활동에 필요한 현금 요구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유정 (143엔터 전 직원)

어제 한 아이돌 걸그룹 멤버였던 A씨 어머니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꿈을 위해 노력하던 딸이었는데 데뷔 두 달 만에 팀을 나오게 됐다. 이유는 소속사 대표의 갑질과 강제 성추행 때문이다. 이런 내용. 사실이라면 꽤나 충격적인 내용들이었습니다. 케이팝이 대한민국 대표 문화 상품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상황에서 여전히 한켠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건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데 함께하고 있는 내부 제보자 모셨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진 그 기획사에서 근무했던 분이세요. 허유정 씨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 허유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사건이 벌어질 당시에 그 기획사의 직원으로 근무를 하셨다고요?


◆ 허유정> 네, 맞습니다. 제가 A&R팀에서 팀장으로 재직했었어요.

◇ 김현정> A&R팀이라는 거는 어떤 거죠?

◆ 허유정> 그냥 쉽게 말해서 그냥 신인 개발의 총괄, 콘텐츠까지 다.


◇ 김현정> 신인 개발, 총괄 콘텐츠들을 개발하는 이런 역할을 하셨던.

◆ 허유정> 네.

◇ 김현정> 우리 허유정 씨 역시 전에 가수로 활동을 하셨던 적이 있는 분이신 거죠?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또 연구도 하고 계시고 케이팝에 대해서. 그럼 피해 멤버하고도 가까운 사이셨겠어요.

◆ 허유정> 피해 멤버를 제가 직접 캐스팅을 해서 데려왔어요.

◇ 김현정> 그런 정도 사이셨습니까? 어제 기자회견에서 피해 멤버의 어머니가 용기를 내서 피해 사실들을 공개했습니다. 그 한 부분을 직접 듣고 오죠.


[피해자 어머니(4월 29일 기자회견 중) :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적 접촉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 이제 내 몸도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습니다. 아이가 몇 번이나 저에게 구조 신호를 보냈음에도 저는 듣지 않았고 제 눈과 귀를 닫은 결과 제 아이는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 김현정> 자, 지금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었다라고 어머님이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이게 어떤 일인지를 지금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감이 안 잡힐 것 같습니다. 어떤 부당한 일들이 벌어졌던 건가요?

◆ 허유정> 제가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이렇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걸그룹 멤버에게 기획사 대표는 갑의 위치일 텐데 오죽했으면 그 대표를 향해서 이 A씨, 걸그룹 멤버 A씨가 내 몸을 그만 터치하라, 이렇게 말을 했다는 거죠?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얘기를 할 정도라는 건 이건 참다 참다 한 걸 거 아니에요.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상당히, 그러니까 일회성이 아니라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성추행이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여기서 세세하게 다 이야기를 해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우리 들으시는 분들이 좀 짐작할 수 있게 어떤 사례들, 목격하시거나 들으신 사례들이 있습니까?

◆ 허유정> 제가 재직할 때는 이 일이 있기 전이어서 제가 목격한 건 없고요. 제가 들었을 때는 좀 권위를 이용해서 안 하겠다고 했는데도 휘파람을 불어서 심리적으로 곁에 있다는 걸 인지시키면서 괴롭힌다거나 성 접촉을 하려고 계속 시도했던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성적인 접촉도 시도를 했다. 지금 어머님 말씀 중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이런 말씀이 있었어요. 그 얘기는 그러면 고등학교 때, 미성년일 때도 계속해서 부적절한 그런 신체 접촉, 성적 접촉들이 있었던 건가요?

◆ 허유정> 성추행을 당한 거고요. 그런 걸로 제가 확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언어폭력, 다른 말로 하면 성희롱도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다, 맞습니까?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당사자들 동의 얻은 부분만 말씀해 주시면 되는데 어떤 식의 성희롱 언어폭력이 있었어요?

◆ 허유정> 기자회견에서 다뤘던 내용 가져와 보면 일단은 사귀자, 여자친구 해 달라.

◇ 김현정> 사귀자. 고등학교 때부터? 아니면 이건 성인이 된 후에?

◆ 허유정> 미성년자 때부터 지속했던 걸로 저는 알고 있고.

◇ 김현정> 사귀자.

◆ 허유정> 소원 들어달라고 하면서 내 여자친구 해주면 안 되겠냐.

◇ 김현정> 지금 이 가해자가 이 연령대가 어느 정도 되는…

◆ 허유정> 가해자는 한 가정의 가장이신.

◇ 김현정> 나이대가 한 그럼 40~50대신가요?

◆ 허유정> 네.

◇ 김현정> 지금 이 기자회견을 보면 당사자들, 이렇게 돼 있는데 그러면 이런 피해를 당한 연습생이나 멤버들이 더 있다는 얘기인가요? 이 A씨 외에도?


◆ 허유정> 제가 기자회견 준비하면서 좀 행적을 찾으려고 했더니 꽤 많더라고요.

◇ 김현정> 꽤 많다는 게 그럼 한 다섯 손가락.

◆ 허유정> 그러니까 이렇게 구체적으로 지금 소송 들어가고 있으니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막 크진 않은데 한 명은 아니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A 씨 사례 외에도 그 소속사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어제 기자회견장에서 그러셨어요. A 씨 사례 외에 어떤 일들, 어떤 일들을 또 목격하신 겁니까?

◆ 허유정> 아이들을 너무 심하게 편애를 했고요. (연습생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제가 있던 회사 말고 그전에 있던 회사에서도 직원들 월급, 트레이너들 월급 계속 밀리면서 가방을 선물하는 일이 더러 있었고요.

◇ 김현정> 직원들 월급은 못 주는데 특정 멤버한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 허유정>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혼자 입장을 말씀하시는 거니까 반론한다면 '어떤 멤버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서 인센티브처럼 명품 선물을 줬다', 이런 차원이 아니에요?

◆ 허유정> 그게 권위적으로 '나한테 잘 보이면 좋은 걸 해 준다'는 느낌으로 보셔야 됩니다.

◇ 김현정> 잘 보이면?

◆ 허유정> 네.

◇ 김현정> 그럼 말하자면 어떤 뭔가를 성희롱을 했거나 뭔가 요구를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응하거나 잘 따라오면 대가가 나간다는 뜻이에요?

◆ 허유정> 예를 들어 밉보이면 불이익을 줬다, 이렇게 좀 해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 외에도 학부모들에게, 그러니까 멤버들의 부모에게 현금도 요구했다 이렇게 말씀하셨네요.

◆ 허유정> 이것도 제가 증언을 찾아서 당사자에게 들은 내용인데요. 제가 있던 회사 말고 그전에 계속 이 대표가 계속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 회사에 있던 아티스트나 연습생들한테 앨범이나 활동에 필요한 현금을 학부모에게 따로 전화해서 요청해서 받아내고 또 아티스트나 연습생에게는 모르게 해서 나중에 알게 돼서 되게 분노하고.

◇ 김현정> 이거 진짜 옛날에나 있던 일 아니에요? 앨범 내려면 돈을 가져와라.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돈을 줘야 되는 건데 돈을 가져와라. 앨범 사재기도 해야 되는데 그것도 멤버들이 돈을 내라. 이런 일들이 이루어졌다는 얘기.

◆ 허유정> 사실상 사재기 했는지 안 했는지는 확인을 아직 하지 않았지만 현금을 받은 정황은 제가 다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피해자 A씨가 소속사 대표를 아동청소년법 위반으로 고소를 한 상태입니다.

◆ 허유정> 네.

◇ 김현정> 그런데 그 소속사 대표 측에서는 어제 입장을 냈습니다.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해 왔다. 그걸 거부하자 형사 고소를 한 점 유감이다. 이 말은 금전 요구를 했는데 안 통하니까 고소한 거 아니냐? 지금 이런 입장인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허유정> 이게 굉장히 본질을 흐리는 내용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그 많은 기자회견의 내용 중에서 이것만 낸 것도… 우선 제 입장은 위로금을 거부해서 고소를 하는 거면 어차피 (강제추행) 증거들이 되게 많은데 (위로금을 받으려면) 저희가 바로 빨리 받아낼 수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6개월을 기다렸을까요? 저희는 피해자가 대표 때문에 되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해서 치유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도 그 친구가 아이돌을 계속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계속 북돋아 주고 잘될 거라고 얘기해 주고 춤 레슨이나 연기 레슨 계속 권유하고 해서 좀 안정을 찾아갔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 수 있었어요.

◇ 김현정> 치유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고, 그 이후에 고소를 한 거다. 6개월은 그래서 지난 거란 말씀이신 거고.

◆ 허유정> 맞습니다.

◇ 김현정> 위로금을 요구했다, 돈으로 합의를 요구했다. 이거는 어떻게 된 건가요?

◆ 허유정> 그건 기자회견에서도 말씀드렸는데 애초에 대표가 (강제추행 인정) 각서도 쓰고 했어요.

◇ 김현정> 각서라 하면 그 소속사 대표가 직접 쓴, 성추행을 인정하는 자필 각서 말씀하시는 거죠?

◆ 허유정> 맞습니다. 그 자필 각서도 쓰고 녹음도 다 됐는데. 아이한테 변하는 게 없이 계속 괴롭히니까… 부모님이 이렇게까지 할 거면 그냥 다 안 하겠다, 아이의 앞날을 위해서 얘기를 했는데 대표가 바로 '안 됩니다' 하고 그냥 갔거든요. 그런 사람을 어떻게 강압적으로 저희가 각서를 쓰게 하고.

◇ 김현정> 사실 저희가 이 기획사 대표 측 입장도 직접 듣고 싶어서 연락을 취했습니다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점은 알려드리고요. 아무튼 경찰이 지금 수사 중이고 명명백백한 수사와 결론이 나오기를 좀 기다려 보기로 하죠. 그나저나 제가 어제 기자회견 쭉 보면서 이 사건 접하면서 놀란 건 우리 케이팝의 위상이 지금 어느 정도인데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건 20~30년 전에나 있었던 기획사 갑질, 성폭력, 노예 계약, 이거 옛날 얘기 아닌가? 지금도 이런다고? 저 이거 깜짝 놀랐어요. 이런 식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예전의 관행들, 그 악습들이 이어지는 곳들이 있습니까? 꽤 있습니까? 어느 정도나 됩니까?

◆ 허유정> 제가 이런 것 때문에 좀 육성 시스템을 잘 자리 잡게 하고 싶어서 박사 과정까지 시작을 했는데 연구를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하다 보니까 예전에는 말씀하신 대로 되게 막 때리는 것도 있었고 되게 심했는데 요즘은 많이 괜찮아지긴 했어요. 특히 큰 기획사의 경우에는 연습 시간도 줄이고 10시 넘으면 가라고 한다든가 이렇게 되고 있는데. 그런데 사실 작은 기획사일수록 뭔가 대표와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소통이 많아야 되는 회사일수록 꽤 있더라고요.

◇ 김현정> 여전히 이런 악습이 남아 있다.

◆ 허유정> 네, 여전히 있어요.

◇ 김현정> 이걸 데이터로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는 없겠지만 업계에 쭉 계셨던 분으로서 한 이 정도, 몇 퍼센트 정도는 여전히 이렇습니다. 이게 가능한가요? 추정이.

◆ 허유정> 불가능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다만 아주 극소수는 아니다. 아주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 허유정>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간접적인 피해도 많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이 사건을 공론화시키기까지 걸그룹 멤버, 부모님, 또 허유정 씨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드는데 이 사건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지금 하고 계시는 그 연구들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하자면 대안, 개선책이 마련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본방송 인터뷰를 여기서 좀 줄이고요. 조금만 더 허유정 씨와 함께 허심탄회한 이야기 유튜브로 이어가도록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허유정>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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