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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잡기? 정책홍보? 세종시장이 간부회의 통째 공개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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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확대간부회의에 출입기자단 배석 허용
오세훈 이재명도 쓰던 전략 '정책 동력 확보'
정책 직접홍보, 조직기강 확립 목적 분석 속
'보여주기 행정' 내부 비판도..."더 지켜봐야"
29일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5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세종시관광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세종 밤마실 행사 결과를 보고 받고 있다. 확대간부회의는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그간 비공개로 진행되던 회의가 임기 4분의 3에 다다른 상황에서 공개되자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민승 기자

29일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5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세종시관광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세종 밤마실 행사 결과를 보고 받고 있다. 확대간부회의는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그간 비공개로 진행되던 회의가 임기 4분의 3에 다다른 상황에서 공개되자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민승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언론에 공개했다. 회의장에 기자들 배석을 허용한 건 처음이다. 내부 간부회의 공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2016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도 활용하던 ‘전략’이다. 열린 행정 이미지 부각, 시정 성과 직접 홍보, 정책 추진력 확보, 내부 직원에 긴장감 조성 등 다양한 기대 효과를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시장은 29일 오전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각 실·국장과 산하 공공기관장 등 54명이 참석한 가운데 5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각 실·국장과 산하 기관장들이 5월 업무 계획을 보고하고, 최 시장이 거기에 별도의 지시와 당부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국장은 “언론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자리라 그런지 평소보다 신경이 쓰인 건 사실”이라며 “시장의 당부와 지시도 평소 회의 때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통상 1시간 남짓 이어졌다는 회의는 이날 1시간 45분 동안 진행됐다.

회의에선 세종낙화축제를 계기로 진행된 ‘세종 밤마실 주간’ 평가와 향후 발전방향 논의가 이어졌다. 밤마실 주간은 세종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처음 열렸다. 박영국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의 성과 보고에 대해 최 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종이 ‘노잼 도시’가 아니라 그들에겐 새로운 재미가 있는 ‘새잼 도시’더라”며 “행사별로 평가해서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행사 수준을 더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연’애부터 ‘결’혼까지 책임진다는 청춘남녀 매칭 사업 ‘세종연결’에 모집 정원보다 20배 많은 청년이 몰렸다는 이영옥 보건복지국장의 보고에 최 시장은 “저출산 시대에 이런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즉석에서 이용일 기획조정실장에게 예산 추가 배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시정을 홍보하고 정책 동력 확보를 위한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임기 4분의 3이 도래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회의 공개 목적이 긴장감 조성, 조직 기강 확립 에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간부는 “비상계엄 사태,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 정국에 공무원들의 정치인 접촉이 빈번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돌고, 조직이 예전처럼 기민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내부 지적이 있다”며 “전격적인 회의 공개가 이 같은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회의 공개 사실은 전날 오후 1시 30분에 문자메시지로 공지됐다.

실제 정치적 중립, 청렴 의무를 다해 줄 것을 요청한 김광남 감사위원장 보고에 이어 최 시장은 강한 어조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감사위원회에서만 감시할 게 아니라, 시민 신고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아시겠죠?”라며 두 차례나 다그쳐 참석자들로부터 “예”를 끌어내기도 했다.

보여 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한 간부는 “회의 공개 방침에 회의가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실제 논의의 장에 올려놓고 다룰 필요가 있는 이슈를 꺼내지도 못한 곳이 있다”며 “정말 조직에 도움이 되고, 성과로 연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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