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놀랍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지만 이 선수가 타격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얼마나 있었을까.
지난 1월이었다. LA 다저스는 KBO 리그 최고의 2루수로 활약했던 김혜성(26)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미 다저스에는 개빈 럭스(28)라는 2루수가 있어 다저스가 어떻게 '교통정리'를 할지 관심을 모았다.
다저스는 과감했다. 김혜성을 영입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바로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보낸 것.
그런데 다저스의 '선택'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럭스는 신시내티 중심타선에 합류, 27경기에 나와 타율 .352, 출루율 .438, 장타율 .473, OPS .911 32안타 1홈런 14타점 1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럭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타율을 .352로 끌어 올렸고 내셔널리그 타격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지만 럭스의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럭스는 지난 해 다저스에서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251, 출루율 .320, 장타율 .383, OPS .703 110안타 10홈런 50타점 5도루를 기록했던 선수다. 그야말로 천양지차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럭스 혼자 잘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시내티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시내티는 16승 13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 1위 시카고 컵스를 단 1경기차로 쫓고 있다.
이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럭스는 포수 호세 트레비노, 외야수 오스틴 헤이즈와 함께 지난 오프시즌 신시내티가 영입한 베테랑 야수 3명 중 1명이다. 이들은 모두 신시내티의 5연승에 기여했고 팀이 16승 13패로 좋은 출발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며 럭스와 신시내티의 행보에 주목했다.
사실 신시내티는 다저스처럼 화려한 오프시즌을 보낸 것도 아니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이 있는 '명장'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새로 선임했지만 이른바 초대형이라고 불리는 선수 영입은 없었던 것.
"신시내티는 가장 유명한 감독 중 1명인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1월에는 다저스의 로스터가 경색되면서 럭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었다"라는 '디 애슬래틱'은 "신시내티가 영입한 선수들은 블록버스터급 선수는 아니었지만 프랑코나 감독이 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들, 즉 경험이 풍부한 똑똑한 선수들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럭스는 다저스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에게 '인내심'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매체는 "신시내티는 이달 초 35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그 기간 동안 0-1로 3연패를 당하기도 했고 다시는 득점을 올리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럭스는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에게 인내심을 이야기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2개를 갖고 있는 럭스는 '팀 타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겨우 2주차에 당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라며 럭스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디 애슬래틱'은 "럭스의 말이 맞았다. 럭스는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 경험을 치른 것이 이런 말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럭스의 '한마디'가 신시내티 선수들을 깨우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말했다.
한마디로 럭스가 단순히 방망이만 잘 치는 선수가 아니었던 것. 럭스는 정든 다저스를 떠나 슬픔에 잠기기도 했지만 새로운 팀에서 출중한 방망이 실력은 물론 리더십까지 선보이면서 야구 인생의 날개를 달고 있다. 럭스의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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