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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나서 이례적 속도전… 선거 개입 잡음 최소화 판단 [이재명 상고심 5월 1일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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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파장 촉각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 여부 쟁점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 적용 평가
조희대·대법관 11명 결론 주목

전원합의체 2차례 합의 후 표결
“결론 간단 명확” 상고 기각 우세
국힘 주장 파기자판 가능성 낮아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 선고를 다음달 1일로 지정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낸 것은 사법부 결정이 정치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주류인데, 기각·파기환송·파기자판 세 가지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각각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혐의와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혐의와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례적 신속 선고, 추측만 무성

29일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 사건의 심리 기간, 선고 시점 등을 두고 대법원 결정에 대한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에 대한 상고를 기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원합의체로 회부해 본격 심리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에 선고일정이 공지된 것은 결론이 간단하고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또한 물리적으로 파기환송 등 결정을 내리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선고기일이 빨리 잡혔다. 이런 케이스는 처음 본다”며 “상고 기각으로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법판사는 “사건 자체와 이를 둘러싼 상황부터 이례적”이라며 “심리기간이 짧아서 기각일 수 있다는 분석은 그럴듯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렇게 서둘러 결정하면서 단순 파기환송을 한다면 대선을 앞두고 혼란만 야기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파기환송 가능성을 작게 봤다.

일각에서는 파기자판설도 있긴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단 평가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는 “이 후보 상고심을 이례적으로 서둘러 결정내는 데 대해 ‘파기자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는 걸 안다”면서도 “이 후보가 ‘프레시 스타트’(fresh start)를 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쟁점은 발언 해석·허위사실공표 여부

상고심은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 적용에 대해 평가하는 법률심이다. 이에 이 후보 과거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2심의 판결에 법리 오해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이 후보는 2021년 방송에 출연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하고, 국정감사에 나와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후보 재판의 쟁점은 ‘김문기 모른다’ 발언과 백현동 용도변경 관련 ‘직무유기 협박’ 발언의 해석이다. 각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처벌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약 2년 반 동안 검찰과 이 후보 측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왔다.

1·2심은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1심은 이 후보가 김 전 처장과의 골프와 관련해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내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말한 것은 ‘김 전 처장과 함께 해외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인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후보가 백현동 부지 용도지역 상향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1심은 이 후보가 스스로 검토해 용도지역을 변경하고도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2심은 당시 성남시가 공공기관의 용도지역 변경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압박받았던 상황을 인정할 수 있다며 “협박은 상당한 강도의 압박을 과장한 것으로 볼 수 있지, 허위사실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지난해 10월 선고된 이학수 정읍시장에 대한 대법원 2부의 무죄 판단도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환 전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사후적 추론에 따라 발언 외연을 확장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후보 2심 재판부도 이 판례를 인용하며 이 대표의 ‘김문기 발언’을 국민의힘 등의 의혹 제기를 반영해 사후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딱 떨어지는 사실에 관한 거짓말을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공표한 행위 이외에는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 해당 판결의 취지로 읽힌다”면서 “대법원이 지난해 정읍시장 사건을 선고하면서 이 후보 사건을 미리 판결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내놨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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