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는 고독사나 자살 사건이 발생해 사람들이 꺼리는 집을 대신 처리해 주는 업체가 있다고 합니다.
고인의 성불까지 빌어준다고 하는데, 이 소식은 도쿄 정원석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5년 전 살인 사건이 났던 집입니다.
바닥에도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고 벽에도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당시 얼마나 참혹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이런 집은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부동산으로서 가치는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을 일본에선 '사건 부동산'이라고 부릅니다.
팔고 싶어도 중개업자가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럴 때 나서는 곳이 바로 '전문 부동산'입니다.
[오쿠마 아키라/해피플래닝부동산 대표 : (일반 부동산은) 사지 않는 곳이 많죠. 저희는 사건 부동산 전문이니까 이런 물건만 취급하고요.]
이 부동산이 보유한 집들을 함께 둘러봤습니다.
입구부터 우편물이 쌓이고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난 집.
3년 전 이 집에서 한 독거 노인이 숨졌습니다.
집 안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지내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인의 죽음은 반년 동안 방치됐습니다.
숨진 부엌엔 아직도 시신이 부패하면서 흐른 체액이 굳은 채 그대로입니다.
이런 집들은 주변보다 시세가 저렴합니다.
[오쿠마 아키라/해피플래닝부동산 대표 : (집주인이) 없으니까 매각해서 판 금액은 국가가 환수하는데 (1천만엔 정도의 집을) 저희가 3백만엔 정도에 산 거죠.]
리모델링 후에 되판다고 해도 주변보단 20~30% 정도 쌉니다.
집의 겉모습 뿐만 아니라 고인의 보이지 않는 흔적까지 정리해주는 부동산 업체도 있습니다.
구매자가 나서면 함께 공양을 드립니다.
누군가가 숨진 집에서 산다는 걸 꺼림칙하게 여길 수 있으니 성불을 기원하며 의식을 치루는 겁니다.
[타키모토 나오유키/성불부동산 영업 담당 : 전에 있었던 불행한 일을 깨끗하게 공양하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인 가구 증가로 현대 사회에선 피할 수 없는 고독사.
사건 주택도 양지로 끌어내는 일본의 방식은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고독사 숫자는 3661명이었습니다.
[영상취재 박상용 / 영상편집 이지훈 / 영상디자인 오은솔]
정원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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