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대신 포맷…부족한 유심에 SKT가 내놓은 새 대책

SK텔레콤 매장 앞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유심 소프트웨어 변경(유심 포맷)’을 5월 중순까지 개발해 적용하겠다고 29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유심 보호 서비스가 로밍 시 사용할 수 없는 단점과, 유심 무료 교체 과정에서 물리적 재고가 부족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네트워크인프라센터 등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유심 포맷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심 포맷’은 기존 유심을 물리적으로 교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유심 정보를 변경해 교체에 준하는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 방식을 적용하면 앱 재설정이나 데이터 백업 등 불편을 줄이고, 교체 소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심 포맷 역시 이용자가 매장을 방문해 유심 변경과 관련한 시스템 매칭 작업을 거쳐야 하는 만큼 고객 불편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고객 보호를 위해 유심 무료 교체를 28일부터 전면 시행했다. 동시에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권장하며, 가입 이후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심 교체 수요가 몰리면서 매장 대기 줄이 길어지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도 과부하를 겪었다. 전국 2600여 개 매장에서 대기 인원이 급증했고, 유심 재고 부족으로 교체가 지연됐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유심 재고는 약 100만 개로,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2500만 명 가입자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500만 개 추가 수급을 추진하고 있다.

유심 교체 예약자 수도 급증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유심 교체 예약자는 하루 만에 382만 건에 달했고, 온라인 예약 대기 인원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처리 용량을 대폭 늘렸다. 29일 기준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5월 초까지 1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유심 보호 서비스를 해외 로밍 이용 고객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5월 중순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여행이나 출장 시에도 보다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SK텔레콤에서 이탈하는 가입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무상 유심 교체가 시행된 전날 SK텔레콤에서는 3만 4132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유심 포맷 개발과 유심 보호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