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경선 결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배수진을 쳤던 그는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30년 정치 인생은 이번 대선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홍 후보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으로 정권교체가 되는 것을 막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홍·안 후보는 이날 발표된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 결과 김문수·한동훈 후보에 밀려 탈락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경선 결과 발표 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정치 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서 정말 고맙다”며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이번 대선에서의 저의 역할을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후 캠프 사무실에서도 “정치를 더 이상 안하겠다”며 재차 정계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 취재진, 캠프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
홍 후보는 탈당도 예고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며 “갈등과 반목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다”고 했다.
홍 후보가 대선에 도전한 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실시된 19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2위를 차지했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졌다. 이번 21대 조기 대선에서는 결선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홍 후보는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마지막 꿈을 이루겠다”며 대구시장직을 내려놓는 강수를 뒀다.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과의 접촉도 늘렸다. 2020년 총선 당시 공천 문제로 탈당했다가 2021년 복당을 시도할 때 반대한 유상범 의원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유 의원은 “홍 후보는 더 이상 독고다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구도로 진행된 경선에서 12·3 불법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파면 등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이며 선명성을 부각하지 못했다. 경선 토론회에서 각종 인식공격성 질문으로 논란이 됐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이 표를 갈라먹었고, ‘한덕수 추대론’이 김 후보 쪽으로 표가 쏠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홍 후보의 정치 여정은 이번 대선을 끝으로 멈추게 됐다. 검사였던 그는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대표를 두 차례 했다. 경남지사와 대구시장 등 행정 경험도 갖추며 보수 대표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거침없고 직설적인 언변으로 대중 인지도와 막말 논란을 동시에 얻었다. ‘모래시계 검사’ ‘독고다이’ ‘홍카콜라’ 등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
안 후보는 당사에서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의힘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더욱 분발해야 한다.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으로 정권교체가 되는 것을 막는 데 제힘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