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5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제2회 순직의무군경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6·3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이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보수 언론은 사설을 통해 ‘한 권한대행의 출마 명분이 뭐냐’고 물었다.
조선일보는 29일치 “韓(한) 대행 출마 명분과 비전이 궁금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 대행은 장관·주미 대사·경제부총리·총리를 두루 거쳤다.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일부 여론조사에선 보수권 1위에 올랐다”면서도 “임명직 총리와 선출직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자리”라고 짚었다.
조선은 한 대행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6%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계엄을 저질러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 밑에서 3년간 총리를 한 사람의 대선 출마가 온당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국민도 많다”고도 했다.
조선은 “한 대행은 자신이 왜 출마해야 하는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재명 당선을 막기 위해서’가 유일한 이유라면 옳지 않고 이재명 당선을 막지도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윤 정권의 과오를 어떻게 극복해 국민을 통합하고 안보 경제 위기를 넘어설 것인지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며 설득력 있는 출마 명분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출마 임박’ 한덕수, 국민 설득할 명분 제시가 먼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 대행 본인이 한 번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상당수 국민은 그가 왜 대선에 나오려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른다”며 “그래서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했다면 왜 대통령이 되려 하는지에 대해 국민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 1987년 개헌 이후 대선 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라면서도 “한 대행은 정치 경력이 전무하고 소속 정당이나 지지 조직도 없는 인사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앙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유일한 총리로 재직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주요 실정에 대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짚었다. 중앙은 “의대 증원,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잼버리 관리 부실, 엑스포 유치 실패 등 큰 후유증을 낳은 윤석열 정부의 과오에 대해 그가 뭐라고 해명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은 한 권한대행과 비슷한 유형의 대권주자였지만 정치권 생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거론하며 “한 대행은 그들과 다른 강단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의문을 해소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한 대행의 출마가 단순히 지지율 합산을 노린 선거공학으로 끝나면 안 되는 이유”라며 “한 대행은 자신이 왜 출마할 수밖에 없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진솔하게 밝히고 동의를 얻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는 그 이후의 문제”라는 것이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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