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안방 잔치인가

사우디에서 열린, 사우디 팀들을 위한 잔치였다. 28일 끝난 2024-2025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3팀이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비(非)사우디 클럽 중 유일하게 4강에 합류했다.

가장 먼저 준결승행을 얻어낸 건 알힐랄. 지난 26일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K리그 광주FC를 7대0으로 완파했다. 알힐랄에는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세르비아), 주앙 칸셀루(포르투갈),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후벵 네베스(포르투갈) 등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선수단 가치 총액이 1억8000만유로(약 2950억원)로 추산된다. 광주(약 140억원)의 20배가 넘는다.

호날두, 칸셀루

이어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호베르투 피르미누(브라질) 등이 뛰는 알아흘리가 부리람(태국)을 3대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사디오 마네(세네갈)가 포진한 알나스르는 같은 날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를 4대1로 제압했다. 가와사키는 28일 알사드(카타르)를 3대2로 이겨 동아시아 자존심을 지켰다. 4강전은 알힐랄과 알아흘리, 알나스르와 가와사키가 각각 이달 30일과 다음 달 1일 대결을 펼친다. 결승전은 4일 펼쳐진다.

이번 대회가 사우디 안방 잔치가 된 데는 ‘오일 머니’를 내세운 사우디 팀들 전력이 월등한 것과 더불어 올 시즌부터 8강 이후 단계를 한 국가에서 단판제로 치르기로 했고 그 개최지로 사우디를 선정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 클럽들은 장거리 이동 후 불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경기씩 하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다르다.

ACLE에선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없앤 점도 유명 선수가 많은 사우디 팀들이 유리하기도 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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