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레이스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당 경선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 출마 여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후보들에게 공약이나 이 후보와의 경쟁력보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입장 및 방식이 더 중요한 의제가 됐다. 이로 인해 보수진영 대표 정당인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당의 노선이나 가치, 철학을 둘러싼 논쟁이 아닌 정치공학만 난무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단일화’ 과정도 촉박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덕수’ 화두 된 국힘 2차 경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총리실 제공 |
후보들에게 공약이나 이 후보와의 경쟁력보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입장 및 방식이 더 중요한 의제가 됐다. 이로 인해 보수진영 대표 정당인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당의 노선이나 가치, 철학을 둘러싼 논쟁이 아닌 정치공학만 난무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단일화’ 과정도 촉박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덕수’ 화두 된 국힘 2차 경선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당원투표·여론조사 마감 날인 28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를 전제로 한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백가쟁명식 논의가 벌어졌다. ‘콘클라베식 담판’, ‘원샷 국민경선’, ‘일대일 여론조사’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됐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대철 헌정회장에게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권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도움을 달라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우리 당을 지지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 분이 많이 있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선주자들이 해당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 자체가 이번 경선 과정이 ‘한덕수’ 이슈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는 평이다. 당장 한동훈 후보가 “패배주의 아니냐”고 반발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한 후보 반발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 원로정치인에 예상되는 반명 단일화나 빅텐트과정에서 우리 당을 도와달라 부탁하는 것이 뭐가 부적절하고 왜 패배주의인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오후 페이스북에 한 권한대행 출마나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문수 후보 출마를 겨냥한 듯 “탄핵한 정권의 총리, 장관이 대선 출마하는 게 상식에 맞습니까”고 썼다.
당 내외에서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감동 대신 정치공학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자체가 한심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간 대통령 선거를 해봐야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으로 탄핵을 받고 선거를 치르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만 탄핵받은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정당도 탄핵을 받았다. 정신을 차리고 당을 끌고 가야 하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옛날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은 ‘5·11’
당내에서는 최종 후보는 3차 경선 끝에 다음달 3일 선출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당 후보와 한 권한대행 측 간 ‘단일화’ 협상이 곧바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이때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달 11일까지가 ‘1차 데드라인’, 거소투표를 위한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이 인쇄되는 다음달 25일이 ‘2차 데드라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의 또 다른 화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당 지도부가 “전반적으로 취지에 동의한다”(권성동 원내대표)는 반응을 내놓은 이후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적잖게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내에서 윤 원장에게 전화 등으로 ‘잘봤다’고 반응한 경우들이 많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같은 구체적인 목소리는 아직 ‘수면 밑’에 잠재되어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결정해주기를 원하는 목소리도 적잖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형·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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