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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100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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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출범 100일을 맞는다. 뉴욕타임스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묘사하는 단어로 혼돈(chaotic·66%)과 무서운(scary·59%)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한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80년 국제질서를 100일 만에 와해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 세계 정치에서 트럼프 같은 이단아는 여러 명 있었지만 미국 대통령이 이처럼 막무가내였던 적은 없었다.

트럼프는 취임 후 97일간 139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치다. 이 중 상당수가 관세와 관련된 명령으로 이 명령들이 자유무역에 기반한 국제 통상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1월 발표 때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트럼프 관세가 미칠 악영향을 더 반영한 결과다. 미국 성장률 전망은 0.9%포인트, 중국은 0.6%포인트 내려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1%포인트로 하락폭이 컸다. 당사국인 미국부터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까지 관세폭풍에서 비켜난 곳은 없다.

트럼프의 부정확한 말, 변덕스러운 태도는 미국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상호관세 전격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90일 시행 유예를 선언했고 중국을 상대로 관세율을 145%까지 올리더니 "낮추겠다" "유지하겠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협상을 애걸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증시 폭락, 특히 국채 값 하락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임을 노출시켰다. 관세전쟁 목표 중 하나는 중국의 패권 도전 저지였지만 세계는 도리어 미국의 무능, 중국의 저력에 눈뜨고 있다.

트럼프라는 돌출적 인격이 전개 속도를 높였을 뿐 미국 리더십과 자유무역의 퇴조는 21세기 세계 조류의 일관된 흐름이다. 한미동맹과 자유무역에 기대 성장한 한국이 시험에 드는 길이기도 하다. 대선주자들은 이 대격변의 시대에 한국호가 좌초하지 않고 한 단계 도약할 활로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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