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금액 추이, 보험사기 적발인원/그래픽=임종철 |
보험사기 병·의원을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기소해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판결이 나왔다. 보험사기에 대해 보다 엄중한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법원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변성환)은 지난 24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에게 징역 5년, 브로커 B씨에게 징역 3년, 상담실장 C씨와 직원 D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B씨에게 2억7827만원, C씨에게 2억1011만원, D씨에게 2억3612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병원을 설립할 때부터 실손보험금을 부정하게 편취할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법원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일반 범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피고인 A씨는 2020년 12월부터 부산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브로커 B씨와 결탁해 보험사기에 특화된 체계를 구축했다. 도수치료나 무좀 치료 등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서류를 발급하고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식이었다. 브로커들은 피부미용·성형 등 실손보험 적용이 안 되는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이고 환자들을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상담실장 C씨는 센터장 직함으로 환자 상담과 허위 청구를 총괄했으며 B씨와 함께 허위 환자들을 모집하는 역할도 맡았다. 병원은 환자 결제금액의 10~20%를 소개비 명목으로 브로커들에게 지급했다.
법원은 이들이 조직적 계획성, 역할 분담, 지속적 보험사기 등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범죄단체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뿐만 아니라 의료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 강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도 범죄단체조직죄로 처음 인정된 이후 실형 선고가 대폭 늘어난 전례가 있다.
김영대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대표변호사(전 서울고검 검사장)는 "보험사기도 보이스피싱처럼 실형 선고가 일반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판결은 보험사기 양형기준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1조1500억원을 넘었으며, 적발 인원도 최근 3년 동안 연간 10만명을 웃돌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보험사기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보험업계도 이번 판결에 대해 의미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와 관련해 병원장과 관계자들을 처음으로 범죄단체로 인정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면서 "유사한 사건에 대해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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