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반대

[이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와 강유정·조승래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왼쪽부터)김정태 동양대 교수, 김동은 메제웍스 대표,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 황희두 게임특위 공동위원장, 강유정 의원(게임특위 공동위원장), 이민석 연세대 연구교수, 남윤승 OGN 대표,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한승용 PS애널리틱스 최고전략책임자가 기념촬영했다. [사진: 이호정 기자]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로 인한 잠재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산업, 문화, 법적 측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유정 게임특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될 경우 문화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영향 관계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질병코드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토론회 좌장으로 나선 이장주 게임특위 부위원장은 게임이용장애 논의의 핵심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장주 부위원장은 "게임이용장애 논의에서 대상 정의와 문제 증상이 불명확하다"며 "게임 과다 이용과 일상생활 과소라는 두 개념이 결합돼 실체를 구분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를 안 하거나 일을 제대로 안 하는 문제가 의료적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질병코드 등재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법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가 조명했다. 백 변호사는 "게임이용장애의 정의와 진단 기준이 너무 느슨해 자의적 판단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약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과 같은 선상에 놓을 만큼 심각한 문제인지 의문"이라며 질병코드 등재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했다. 백 변호사에 따르면 질병코드 등재 시 게임 이용자들은 병역, 취업, 보험 가입, 자녀 양육권 분쟁, 심지어 형사사건 양형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는 김동훈 메제웍스 대표가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모든 지적재산권(IP)은 결국 게임에 가서 닿는다"며 디지털화된 시장에서 게임만 질병화하는 것의 모순을 지적했다. 김동훈 대표는 "이제 와서 K-콘텐츠로 성공한 게임을 장애라는 이름으로 발목 채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 생태계에 대한 영향은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교수가 발표했다. 이 연구교수는 대한민국 e스포츠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산업임을 강조하며, 게임 질병코드 등재가 이 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석 연구교수는 "게임이 질병코드로 등재되면 스폰서십에 의존하는 e스포츠 산업 구조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페이커와 같은 선수들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 창작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남윤승 OGN 대표가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1972년 만화가 '악마화'되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게임이 중독물질로 지정될 경우 주류와 같은 강력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승 대표는 "밤 10시 이후에만 게임 관련 콘텐츠 방송이 가능해지고, 게임 산업 지원의 명분이 사라질 것"이라며 "창작자들의 자기검열로 콘텐츠 다양성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용기 의원은 게임 정책 설계 시 실제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 반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셧다운제 폐지 당시에도 규제가 실효성 없었던 것처럼,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회 의원은 "게임만 선택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성인용 게임과 도박성 게임에 대한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은 필요하다"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다.

민주당 게임특위는 지난 3월 7일 출범식에서 이미 게임이용장애 도입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이번 토론회 결과를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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