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KB국민은행 영업점에 통합 이전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
은행권이 영업점 통폐합으로 공실이 된 유휴 지점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에 따라 부동산 다이어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경기 성남 IT지점과 용인 수지지점, 대구 수성구 트럼프월드지점, 전남 목포지점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모두 지점 통폐합 등으로 공실이 된 지점이다. 매각 규모는 11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7개 유휴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소재 구의동·당산동·독립문·보문동·망우동·여의도북·구로동지점 등이 매각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말에도 서울 삼성중앙역·가산벤처·목동남지점, 경기 영통금융센터, 인천 신성쇼핑지점, 부산 용호동지점 등 6개 영업점을 매각했다. 금융권에선 서울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까지 매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한은행도 서울 망우동 지점과 제주지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망우지점의 경우 매각 후 재임대를 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다. 보유 부동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대구 강북·범물동·복현동지점, 충남 논산지점, 전남 여수지점, 부산 신해운대지점, 인천 석남동지점 등을 매각했다. 시중은행이 내놓은 유휴 부동산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들은 주로 임대를 통해 영업점을 운영하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상가 전체를 매입한 후 지점을 내는 경우도 많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이 영업점 통폐합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이런 유휴 부동산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은 5628개로 5년 전인 2019년 말(6708개)과 비교하면 1080개 감소했다.
그래픽=정서희 |
보통 서울·경기나 광역시 등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의 유휴 부동산은 고객을 위한 시설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울에 있는 지점의 경우 가치 상승을 감안해 매각 대신 보유를 선택한다.
그런데 은행들은 최근 서울 유휴 부동산도 매각에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를 대비해 부동산 대신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휴 부동산 매각하면 재무제표상 단기 영업외이익으로 잡혀 당기순이익이 오르는 효과가 있고, 부동산 관리비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구도심에 있는 유휴 부동산은 매각에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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