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아름다운' 한지민=이정은? 김혜자도 놀란 '반전엔딩'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방송 캡처.

JTBC 토일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한지민 정체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천국보다 아름다운' 4회에서는 김혜자(이해숙)가 연적(?)인 줄 알았던 한지민(솜이)의 정체를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이정은(이영애)으로 의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혜자는 과거에서 엄마를 만나고 돌아온 후, 더 이상 손석구(고낙준)와 한지민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다. 여전히 한지민의 존재는 편치 않았지만, 센터장(천호진 분)의 말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여기며 그를 객식구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김혜자는 한지민의 모습에서 이영애가 겹쳐 보였다. 길가다 날아오는 셔틀콕을 우산으로 막아내는 모습도, 잠자는 사이 뒤에서 껴안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도, 가족처럼 오랫동안 보고 지낸 이정은과 똑 닮아 있었다.

김혜자는 설마 하는 마음에 천국지원센터에서 이정은의 생사를 확인했다. 민원실 직원은 이름과 나이는 조회되지만 주소지는 이곳이 아니라며, 혹시 그가 지옥에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김혜자는 그 말을 듣자 마자 손석구가 한지민을 저승행 지하철에서 만나 지옥역에서 데려왔다고 한 것이 떠올랐다.

이후 김혜자에게 한지민은 이정은이 됐다. 한지민도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자신이 생전 이정은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자 천국 하우스도 모처럼 평화로웠다. 하지만 손석구만은 한지민이 이정은일 리 없다며, 지옥 이탈자로 인해 천국 곳곳이 흉흉하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손석구의 말처럼 천국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천국TV에는 지옥 이탈자의 공개수사 뉴스가 흘러나왔고, 그를 잡으러 다니는 지옥사자가 여기저기 출몰했다. 인간에게 복수를 계획 중인 유기견 삼총사 신민철(짜장), 김충길(짬뽕), 유현수(만두) 역시 지옥 이탈자의 행방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천국지원센터 직원으로부터 '지옥 이탈자에게는 천국에 있는 사람들과 다른 냄새가 난다'라는 힌트를 얻은 이들은 한지민의 낯선 냄새가 떠올랐다.

동시에 천국교회에는 새 신도 정선철(박철진)이 들어왔다. '불량 신도' 김혜자와 다르게 류덕환(목사)을 온화하게 만드는 점잖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 사이에 김혜자는 교회 주방까지 차지했다. 한가득 쌓인 콩자루를 보고서는 콩물을 만들어 주겠다며 목사, 정선철과 도란도란 둘러 앉았다.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인생사를 이야기했다. 김혜자는 태어날 때는 첩의 자식이었고, 죽어서는 이 꼬라지로 천국에 왔다고 한탄했다. 목사도 지지 않았다. 5살에 부모를 잃어버렸다는 그는 목사가 된 이유도 교회 앞에서 기다리라던 엄마의 말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정선철도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태우고 방방곡곡을 누비던 만물트럭 장사꾼이었다. 가진 거라고는 트럭 한 대가 전부지만, 아내와 매일 함께 하며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선철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죽음보다도 자신이 죽고 나면 아내를 돌봐 줄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아내와 한날한시에 떠나는 것이었다. 정선철의 사연에 김혜자와 목사는 한순간 숙연해졌다.

하지만 “전 우리 마누라만 천국 왔다는 거 확인되면, 다시 지옥 갈 겁니다”라는 정선철의 말에 분위기는 또다시 반전시켰다. 정선철은 아내를 죽게 한 죄로 지옥에 갔던 이탈자였던 것. 다행히 그의 위치를 파악한 보안팀과 저승사자 등이 교회 주변을 둘러쌌다. 완전히 포위된 정선철은 김혜자를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곧이어 센터장이 찾아와 회유했다. “죄의 대가를 치르고 나면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이상 버티면 철진 씨는 이곳에서 소멸되고 맙니다”라며, 그에게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줬다.

그 시각 지상에서 소원편지를 수거 중이던 손석구도 김혜자가 위험에 처한 상황을 알게 됐다. 곧장 천국교회로 달려온 그는 “저 안에 제 아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박철진 씨 앞으로 온 소포도 있습니다”라며, 지상의 공중전화 부스에서 가져온 '빨간 목도리'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정선철의 아내가 남편을 위해 손수 뜨던 목도리였다. 이를 보자마자 정선철은 눈물을 흘렸고, 그 사이 손석구는 김혜자를 무사히 구했다. “지옥에 가야 기회가 있다잖아요. 나중에라도 여기 와 있는 아내분 안 만날 거예요?”라는 손석구의 귀띔에 정선철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로써 한지민이 지옥 이탈자일 가능성은 사라졌고, 한지민이 이정은일 거란 김혜자의 믿음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은 끝나지 않았다. 방송 말미에서 진짜 이정은이 등장한 것. 무엇보다 이승도 천국도 아닌 공포스러운 공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그의 모습이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4회 시청률은 전국 6.4% 수도권 7.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비지상파 1위를 기록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hll.kr

사진=JTBC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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