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산리오부터 30세 피카츄까지...유통업계, 추억의 캐릭터와 IP 협업 활발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유통업계에 추억의 캐릭터들이 돌아왔다. 공개연도 기준으로 50세 산리오, 30세 포켓몬스터, 29세 파워퍼프걸이 타요(15세), 겨울왕국(13세), 캐치티니핑(5세)을 제치고 진열대 중앙을 차지했다.

최근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파워퍼프걸 에디션'을 선보였다. 유명인들이 사용한 제품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클렌징 밤 제품군 3종을 파워퍼프걸 패키지로 재단장해 총 7종으로 출시했다.

중국 이커머스 3형제 쉬인의 화장품 브랜드 쉬글램도 파워퍼프걸 IP 협업 제품을 내놨다. 각형 하이라이터 1종, 스틱형 하이라이터 3종, 아이섀도우 팔레트 3종과 아이섀도우 글리터 3종 등 풍부한 구성으로 해당 캐릭터 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중국 이커머스 쉬인의 화장품 브랜드 쉬글램에서 파워퍼프걸 IP 협업 제품은 화려한 패키지로 SNS상에서 화제다. [사진: 쉬글램]

최근 성수동 중심가 스테이지35에는 건물 1개층을 통째로 포켓몬 제품 팝업이 차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포켓몬 컬렉션을 내놓고 27일까지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한다. 평일 한낮에도 건물 외곽을 대기 행렬이 둘러쌀 만큼 인기다.

빈티지 스트리트 무드를 바탕으로 포켓몬 그래픽 프린트, 자수, 패치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마치 포켓몬 등장인물인 지우가 입을 법한 옷들이다. 피카츄, 잠만보, 팬텀, 메타몽, 뮤와 같은 포켓몬 대표 캐릭터들을 티셔츠, 체크 셔츠, 반바지, 가방, 모자, 키링, 인형 등 의류·잡화에 적절하게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에잇세컨즈 포켓몬스터 팝업 스토어 [사진: 삼성물산]

산리오 캐릭터는 업계 흥행 보증수표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올해 튤립축제 기간 중 특별 한정판 산리오캐릭터즈 굿즈 45종을 마련했다. 평소에도 에버랜드는 340종의 산리오 굿즈를 판매할 만큼 관련 협업에 적극적이다.

산리오캐릭터즈는 확실한 모객 효과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시작한 튤립축제는 1달간 50만명이 방문했다. 전년 튤립축제는 3월 22일부터 열흘간 진행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각종 소셜미디어(SNS) 지표상 산리오의 홍보 효과는 분명한 모습이다.

K리그 1부, 2부 전 구단도 공식 굿즈를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 출시해 소위 대박을 치고 있다. 일부 제품은 무신사의 한정판 구매 서비스인 '무신사 드롭'이 단독으로 선보였다. 추첨제 구매다 보니 번개장터 등에서 웃돈을 주고 대리구매나 중고거래 매물을 구하는 모습까지 관찰된다.

무신사 드롭은 총 27명의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서울과 대구에서 각각 연다. 오프라인 단독 상품도 출시하고 DIY 스트랩 같은 특별 굿즈 제작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산리오캐릭터즈 산하 캐릭터가 워낙 많다 보니 구단별로 굿즈 제작 선택지가 넓은 것도 장점이다. 대표적으로 FC서울-헬로키티, 울산 HD FC-시나모롤, 전북현대모터스FC-포차코, 대구FC-마이멜로디, 인천유나이티드-아히루노페클, 수원삼성블루윙즈-한교동, 대전하나시티즌-케로케로케로피, 포항스틸러스-쿠로미, 강원FC-타이니참, 제주SK FC-코로코로쿠리링, 수원FC-우사하나, FC안양-마이스윗피아노 등이다.

업계가 오래된 캐릭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폭넓은 팬덤 때문이다. 통상 캐릭터 협업 제품의 주 소비층인 10대 및 유·아동뿐만 아니라, 어릴적 해당 캐릭터를 보고 자란 2030세대는 물론 이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4050세대까지 타깃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와이즈앱에 따르면 포켓몬스터 IP를 활용한 인기 게임인 포켓몬고 이용자 연령대 분포는 10대(33%), 20대(29%), 30대(20%), 40대(14%), 50대 이상(4%) 등 전 연령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생활 리크스가 있는 유명 연예인보다 100년이 지나도 늙지 않는 캐릭터 IP와 협업이 비용 대비 성과가 좋다는 것은 업계 공식처럼 작용한다"며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유통업계 안정적인 협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