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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바티칸 대성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러시아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점유하고 있던 마지막 마을을 탈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만약 해당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상의 중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발레리 V.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고르날 마을을 탈환했다며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했던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격파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보고는 TV를 통해 중계됐다.
우크라이나 참모본부는 자국 군대가 해당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것을 부인하며 군사작전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중순 시점 군사분석가와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모두 철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세가 최절정에 달했던 시기 점령지역이 148km²이었지만 지난 2월 말 점령했던 영토의 3분의 2를 잃었다. 3월에는 더욱 세력이 축소해 당시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땅은 48km²로 추정됐다.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는데 북한군이 역할을 했다고도 밝혔다. 사실상 러시아가 북한군의 참전을 인정한 첫 사례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이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보고해왔지만 러시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완전 탈환은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당초 쿠르스크 영토를 점령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교환하는 협상카드로 쓸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같은 제안을 거부했고,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집중하는 한편 방어망이 약해진 동부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맹공했다. 특히 결정적인 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은 물론 정보 공유까지 지원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약 15분간 대화를 했다. 이들의 대면은 지난 백악관에서 고성을 지르며 회담이 파국을 맞이한 지 2달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지난 며칠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에 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