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2단계’ 인제 불길 93% 잡혀…강풍 속 야간진화 총력

산림당국이 인제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 인제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해 주민 372명이 대피한 가운데 일몰 이후에도 산불이 잡히지 않아 야간진화 체제로 돌입했다.

산림청은 26일 오후 7시20분 현재 인제군 상남면 하동리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율이 93%라고 밝혔다. 산림당국은 낮시간에 헬기 32대, 진화 차량 100대, 인력 508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으나 주불을 잡지 못했다.

산불영향 구역은 63㏊로 추정된다. 총 화선 5.3㎞ 가운데 5㎞를 진화하고 남은 0.3㎞를 진화 중이다. 현재 일몰로 산불 현장에 투입한 헬기는 모두 철수했다.

당국은 인력을 동원해 야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대 풍속이 12m/s에 이르러 완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27일 일출에 맞춰 산불 현장에 다시 헬기를 투입할 방침이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가용한 지상 진화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야간산불 체제로 전환했다. 인명·재산 피해가 없도록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이 인제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이날 발생한 산불은 오후 1시18분께 인제 상남면 하남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상남7터널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당국은 오후 4시45분을 기해 산불 1단계(오후 2시30분 발령)에서 산불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2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50∼100㏊, 평균 풍속 7∼11m/s, 예상진화 10∼48시간 미만일 때 발령된다.

인제군은 산불이 번지는 방향에 있는 기린면 주민에게 오후 3시11분 대피 안내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주민 243명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린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양양군도 오후 7시18분 서면 지역 19개 마을 주민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해당 마을회관과 국민체육센터로 각각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현재까지 대피한 양양 주민은 129명으로 집계됐다.

산불 연기로 통행 차량의 피해가 우려돼 서울~양양고속도로 양방향 구간도 통제 중이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는 이날 오후 2시47분부터 본선 양방향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 방면은 양양 분기점∼인제 나들목 35㎞ 구간, 양양 방면은 동홍천 나들목∼양양 분기점 73㎞ 구간이 각각 전면 통제됐다. 양양 방향 주행 차량은 동홍천 나들목에서 국도 44호선으로 우회하고, 서울 방향은 양양 분기점에서 우회 조처 중이다. 차단 해제 시간은 산불 진화 상황을 고려해 정해질 예정이다. 산불 탓에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인근 국도는 온종일 극심한 지·정체를 빚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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