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한 지갑으로 옮겨줄게"…60억 비트코인 '꿀꺽'

[앵커]

가상자산을 더 안전하게 보관해주겠다고 속여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 몰래 복구 암호문을 녹음한 뒤 가상자산을 자신들의 지갑으로 빼돌린 건데요.

배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들이 검은색 패딩을 입은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현장음>"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왔어요. 다른 사람 니모닉 코드(복구암호문) 치고 들어가서 가상자산 탈취한 혐의고요."

가상자산 사기 혐의로 적발된 30대 태국인 남성입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피해자에게 "비트코인을 더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이 있다"고 속여 복구 암호문을 알아냈습니다.

<주범 A씨>"핀 번호는 사장님만 알고 계시고요, 핀 번호 여기다 적어두세요. (불러주는 게 나을까?) 불러주세요. (p, a, y, n.)"

가상자산 지갑을 만들 때 자동으로 생성되는 복구 암호문인 '니모닉 코드'를 확보하면, 지갑 안의 모든 가상자산을 다른 기기에서도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오규식/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 "니모닉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니모닉을 철제판에다가 새긴 다음에 금고에다 보관하거든요. (피의자들이) 그거를 새기는 척 하면서 녹음을 한 거죠, 몰래."

이런 수법으로 현 시세 60억원 가량의 비트코인 45개를 자신들의 지갑으로 빼돌렸습니다.

빼돌린 비트코인 일부는 태국 현지 암시장을 통해 세탁했습니다.

경찰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주범 A씨와 태국인 운반책 B씨 등 4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 송치했습니다.

<배규빈기자> "경찰은 비트코인 일부를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남은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전량 몰수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배규빈입니다."

[영상취재 송철홍]

[영상편집 강내윤]

[그래픽 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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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빈(bea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