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어떤 대가를 치르든 합의 파행시킬 심산"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압박받는 젤렌스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로이터=뉴스1 |
러시아가 "양보 없이 자기 종전안만 고집한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크름반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종전 제안을 거절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합의를 파행시킬 심산"이라고 비난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대표단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우크라이나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 외무장관과 만나 종전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입장 차이를 확인한 루비오 장관이 회의 전날 불참을 선언했고, 회의는 실무급 회담으로 격하됐다. 우크라이나의 막판 반대에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티그란 멜로얀 런던 정치경제대학 지중해 센터 애널리스트 의견을 인용, "유럽과 우크라이나 연합이 회의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인 제안을 준비하고 있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사람 취급하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교 정치학 조교수로 근무 중인 이반 로쉬카료프는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이 당장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발을 빼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쉬카료프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가자 지구, 중국 무역전쟁 등 다른 국제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적어도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분명한 성과를 내야할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 등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거센 압박에 직면했다. 야당 유럽연대를 이끄는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회) 특별회기에 나와 평화 달성 계획과 협상 과정의 세부사항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치권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상당한 의문과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전 협상 초반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화상대로 선택한 인물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던 데다, 광물협정 서명 직전 백악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쫓기듯 우크라이나로 되돌아오는 등 불리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크름반도와 나토 가입 포기를 요구한 것은 러시아에 항복하라는 말과 같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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