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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쌀 사자", "밥 대신 빵이다"… 쌀값 폭등에 일본인 식탁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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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 수준 오른 쌀값, 15주 연속 상승
냉동 피자 먹고 급식은 쌀 대신 빵으로
한국산 완판에 입소문 탄 미국산 쌀
지난 20일 일본 도쿄 고토구 한 슈퍼마켓 쌀 매대에 '가구당 쌀 2개까지 살 수 있다'는 내용의 구매 제한 안내 문구가 걸려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지난 20일 일본 도쿄 고토구 한 슈퍼마켓 쌀 매대에 '가구당 쌀 2개까지 살 수 있다'는 내용의 구매 제한 안내 문구가 걸려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쌀값 고공 행진에 일본인들의 식탁 메뉴가 바뀌고 있다. 밀가루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동시에 일부 학교는 급식으로 밥 대신 빵을 주기로 했다. 일본산보다 저렴한 한국·미국산 쌀도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은 전날 3차 정부 비축미 입찰을 개시했다. 지난 3월 9일 1차 방출 이후에도 쌀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결국 3차 비축미 개방까지 온 것이다.

연신 비축미를 풀고 있지만 쌀값은 하염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5㎏짜리 가격은 4,217엔(약 4만2,400원)으로 전주보다 3엔 올랐다. 15주 연속 상승세다. 복잡한 유통 과정 탓에 비축미 개방 효과가 소비자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1차 방출 때 비축미 약 14만t을 풀었지만, 소비자에게 간 건 0.3%에 그쳤다.

쌀값 하락을 기다리느니 대체품을 찾는 게 더 빠르다는 게 일본인들의 판단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업체 트루데이터가 전국 슈퍼마켓 2월 식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냉동 피자·그라탱류와 마카로니 판매량은 지난해 2월보다 각각 약 24%, 20% 증가했다. 반면 쌀 판매량은 약 10% 감소했다.
일본 도쿄 한 식당 주인이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로 밥을 짓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도쿄 한 식당 주인이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로 밥을 짓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편의점 업체 로손은 최근 찹쌀을 섞은 주먹밥을 내놨다. 가격을 올리지 않기 위해 백미 양을 줄인 것이다. 주먹밥 납품 업체 하쿠바쿠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지난 12일부터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일부 학교는 급식의 쌀밥 제공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오사카부 가타노시는 현재 초·중학교 급식으로 쌀밥을 주 3회 제공하고 있지만, 올가을부터는 주 2회로 줄일 방침이다. 대신 빵 제공 횟수를 주 2회에서 3회로 늘린다.


수입산 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한국 관광에 나선 일본인들은 현지에서 쌀을 사 일본으로 부치고 있다. 한국에선 10㎏짜리가 약 5만 원으로,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0일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산 쌀 2t은 열흘 만에 완판됐다. 농협이 일본에서 판매하는 쌀은 관세와 배송료를 포함해도 10㎏짜리가 9,000엔(약 9만600원)으로 일본산보다 1,000엔가량 싸다.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도 인기다. 엑스(X)에선 "드디어 캘리포니아 쌀을 구했다"며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5㎏ 기준 약 3,300엔(약 3만3,200원)으로 일본산보다 약 20% 싼 데다 맛도 좋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도쿄 고토구 한 슈퍼마켓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미국 쌀을 파는지 보러 왔는데 구할 수가 없다. 맛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업체 오케이는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산 판매 점포를 10개에서 54개로 늘렸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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