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이재명 경선 후보 |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은 24일 당의 '심장부'인 호남 경선을 이틀 앞두고 일제히 호남으로 달려가 표몰이 총력전을 폈다.
호남은 당의 텃밭이자 뿌리로 여겨질 정도로 상징성이 남다른 곳으로, 특히 호남의 선택을 받아야 민주당의 '적자'로서 정통성을 인정받는 분위기도 여전해 주자들 모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우선 이 후보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으로 향해 전북 새만금에서 현장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오후엔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전일빌딩을 찾아 민주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한다.
그는 이날 "새로운 호남 시대를 열겠다"면서 '호남권 경제부흥'을 골자로 하는 호남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특히 이순신 장군이 남긴 "가만히 생각건대, 호남은 국가의 보루(竊想湖南國家之保障·절상호남국가지보장)"라는 말을 앞세워 호남 표심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도 잰걸음 중이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 22일에 이어 이날 오후 '2차 호남행'에 올라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찾는 데 이어 무안과 순천을 방문해 당원 간담회를 열어 표몰이를 이어간다.
김 후보는 '호남의 사위'라는 점도 앞세우고 있다. 전남 신안 출신이자 광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닌 배우자 김정순 씨는 전날부터 이틀간 광주에 머무르며 노인, 청소년 시설, 각종 단체 등을 두루 찾으며 김 후보를 후방 지원하고 있다.
역시 '1박 2일' 일정을 소화 중인 김동연 후보는 전날 전주에 내려와 비공개로 당원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전북도당 당원 간담회를 열어 "전북을 에코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장성으로 향해 황룡 시장을 둘러본 뒤, 한국광기술원을 찾아 광산업 관계자들과 '광주 산업과 일자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광주 당원과도 만난다.
광주서 열린 김경수 후보 지역당원 간담회 |
호남 경선은 세 후보 모두에게 중요한 상황이다.
이 후보로서는 당의 안방인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정통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선 갈등 봉합 실패로 패배했던 지난 대선 때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호남 승리가 절실하다.
특히 1·2차 순회경선에서 누적 89.56% 득표로 '구대명'(90%대 득표율로 후보는 이재명)이란 말까지 나온 가운데서 정작 텃밭인 호남 득표율이 저조하면 이 후보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당의 심장부에서 이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는 이른바 '회초리 정서'를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본선 행보에 탄력을 받기도 어려워진다는 게 이 후보 측 시각으로 풀이된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호남의 당 지지자나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 폭정에 정말 분노하는 분들이 많아 (이 후보에) 상당히 많은 지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5%대 지지율에 그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로서도 호남 표심 확보가 절박하긴 마찬가지다.
상징성이 큰 호남에서 반전의 불씨를 지피며 텃밭 민심의 인정을 끌어내야만 앞으로의 경선 과정은 물론 이후 정치 활동의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
김경수 후보는 전날 TV 토론회에서 "이번에 종자·씨앗까지 한꺼번에 털어먹으면 다음 농사는 어떻게 짓겠나.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김동연 후보는 "경선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하고 호소했다.
발언하는 김동연 |
당 안팎에서는 이번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될 법한 후보'를 확실히 밀어주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면 '구대명'(90%대 지지율로 후보는 이재명)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민주당 정치 지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남 주민들이 이 후보의 독주에 어느 정도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의외로 비명계가 선전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투표율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압도적 독주 속에 비명 성향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할 경우 '구대명' 흐름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반대로 투표율이 올라가면 이는 비명 성향 지지자들의 참여가 높아진다는 뜻으로,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도 어느 정도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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