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 설명회’에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모습 [박성준 기자] |
금융당국의 보험 판매수수료 공개 추진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법인보험대리점(GA)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GA업계는 금융당국이 주관하는 실무 회의, 이달 말 예정된 소통회의·설명회에 불참하고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GA업계가 일방적으로 대화를 차단했다면서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는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 논의 관련 모든 회의에 불참하기로 하고, 이날 단체행동을 추진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금융당국은 오는 28일 보험개혁회의 소통·점검회의, 30일 두 번째 수수료 개편안 설명회를 앞두고 매일 보험·GA업계와 함께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세부적인 안들을 조율하고 있었다. GA협회는 지난 22일부터 금융당국 주관 회의에서 모두 불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판매수수료 정보 공개 ▷수수료 3~7년 분할지급(이연분급제) ▷GA 설계사 ‘1200% 룰’ 등을 골자로 하는 수수료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가 부당 승환(갈아타기)과 설계사 이직, 불건전 영업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GA업계는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보험설계사의 생계 불안정, 설계사-소비자 간 신뢰도 훼손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이에 GA협회 소속 설계사 18만명 중 13만명(72.2%)이 수수료 개편안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 이어 국민 청원 운동과 함께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최종 수수료 개편안에 대해서도 단체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GA협회 고위 관계자는 “GA업계는 규제 패키지를 대부분 수용한 가운데 판매수수료 공개만큼은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GA협회 측은 판매수수료 관련 안을 전면 철회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수용할 수 없다며 모든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며 “소통 창구는 열어두지만, 일정대로 개편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GA업계 간 충돌에 보험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수수료 공개는 GA만 시작하더라도, 결국 보험업계 전체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예컨대 보험 판매에 따른 수수료는 보험상품별·계약별 수수료율과 지급 시점이 모두 다른 만큼, 이를 일괄 공개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조율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조율이 쉽지 않아 수수료 체계가 불안정해질 경우 설계사 이탈과 판매채널 위축이 가속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험상품 선택권 축소와 서비스 질 저하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보험 판매수수료에 따라 판매자들의 행동이 다를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 논의지만, 자칫 설계사를 향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면서 “보험시장 신뢰 회복과 소비자 보호를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