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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태아기 '뇌 발달 과정'부터 조짐 보인다…유전 변이 영향"

머니투데이 박건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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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박상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융합대학원 교수 /사진=POSTECH

박상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융합대학원 교수 /사진=POSTECH



조현병은 단순한 '마음의 병'이 아니라 태아기·유아기 뇌 발달 과정에서 시작되는 생물학적 장애다.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이를 밝혔다.

포스텍(POSTECH)은 박상기·김태경·김민성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조현병을 일으킬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해 지난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조현병은 현실 인식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전 세계의 인구의 약 1%가 이 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AS3MT' 유전자가 조현병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실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연구팀은 AS3MT 유전자의 특정 변이인 'AS3MTd2d3'에 주목했다. 이 변이를 가진 생쥐에게서 조현병 환자와 유사한 증상이 관찰됐다. 뇌 속 공간(뇌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감해지며,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등이다.

AS3MTd2d3 변이가 발달 과정에 있는 뇌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이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정상적인 뇌 발달에서는 줄기세포가 균형있게 분열하면서 뇌의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변이가 발생하면 대뇌 피질의 상층부에 있어야 할 신경세포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등, 뇌의 균형이 무너졌다. 세포의 분열 방향을 교란하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 교수는 "조현병은 보통 청소년기 발생하는 어떤 충격으로 인해 발현된다고 알려졌지만, 근본적 요인은 태아기 뇌의 발달 과정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설명에 따르면 태아에게 유전자 변이가 생기는 건 '우연'에 가깝다. 부모 양쪽 모두, 혹은 한쪽이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어 이 유전자가 자녀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추후 조현병으로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부모 한쪽이 가진 정상 유전자가 변이 유전자보다 더 강하다면 변이를 누를 수 있다. 청소년기에 큰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경우에도 가능하다.

한편 이번 발견은 추후 AS3MT를 표적으로 한 조현병 치료제를 개발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의 생물학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조현병을 비롯한 다양한 뇌 발달 질환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혁신연구센터 사업,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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