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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건 정신없다, 158㎞가 두 명이나? SSG 총알 듀오 현실화… 더거의 악몽은 잊어라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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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SSG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1)은 4월 20일 인천 LG전에서 최고 시속 158㎞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분전한 끝에 승리투수가 됐다. 나흘 휴식임에도 불구하고 연패에 빠진 팀 사정을 고려한 듯 시종일관 전력으로 던지며 결국 연패 스토퍼의 몫을 했다.

앤더슨은 지난해에도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전체적인 기량을 떠나 단순히 탈삼진 능력으로만 따지면 역대급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SSG는 앤더슨을 영입할 당시부터 재계약을 염두에 뒀다. 외국인 2선발로 따지면 다른 팀과 비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관건은 앤더슨 이상의 외국인 에이스를 찾을 수 있느냐였다.

사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SSG다. 좋은 싱커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로버트 더거는 자신의 상성과 잘 맞지 않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문제에 시달리며 결국 일찌감치 퇴출됐다. 물론 ABS 문제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위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복사근 부상 때문에 6주를 결장했다. 후반기 좋은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부상 전력에 나이 탓에 재계약 대상자는 아니었다.

그런 SSG는 여러 선수들을 눈여겨봤다. KBO리그 다른 구단이 보는 후보자들과 겹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1순위로 놓고 협상을 진행했던 선수가 바로 미치 화이트(31)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박찬호 닮은 꼴’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던 한국인 3세 화이트는 근래 들어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생활에 지쳐 있었고, SSG가 그 틈을 잘 파고들어 사인을 받아냈다.


비록 스프링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지각 개막하기는 했지만, 일단 첫 두 경기에서 보여준 구위는 합격점이다. 앤더슨의 강속구에 질세라 대포알 같은 구위를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17일 인천 한화전에서 투구 수 70구 제한 속에 4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던 화이트는 이날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패스트볼의 구위는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23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첫 승을 거뒀다.

이날 화이트도 최고 158㎞의 강속구를 던지며 ‘158㎞ 듀오’의 출현을 알렸다. KBO리그 역사상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가 158㎞ 이상을 던진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비록 솔로 홈런 두 방을 맞기는 했지만 넉넉하게 앞서 있는 상황에서 큰 문제는 아니었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9이닝당 탈삼진 개수 11.32개, 피안타율 0.158,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0.87을 기록한 게 더 눈에 들어온다.


패스트볼은 구속만 빠른 게 아니라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여러 차례 유도할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다. 여기에 커브로 완급 조절을 하고, 좌타자 몸쪽에 과감하게 붙이는 커터와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영점을 흔들 줄도 안다. 패스트볼 구속은 앤더슨이 조금 더 빠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화이트가 조금 더 낫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첫 경기인 한화전에서도 아무래도 가면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양상이 있었다.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른 것도 아니고, 퓨처스리그에서 60구 수준까지만 빌드업을 한 뒤 곧바로 1군에 올랐기 때문이다. 화이트는 23일 경기 후에도 마지막 2~3타자 정도는 힘이 조금 떨어진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화이트는 “전체적으로 빌드업이 잘 이뤄져서 좋기는 한데 오늘 마지막에 힘이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은 다음 경기에서 보완해야 할 점 같다. 그런 점을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의 등판에서 예열을 마쳤고, 투구 수도 이날 88구까지 끌어올렸다. 다음 등판, 늦어도 그 다음 등판 정도가 되면 제한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화이트의 구위가 더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화이트도 “팀에 처음 왔는데 바로 경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동료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적으로 고생이 있었다. 생각보다 순탄하게 복귀를 해 기쁘고, 이제 팀에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다음 경기는 (100구 이상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정상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면서 본격적인 발진을 예고했다.



SSG는 타선 부진으로 시즌 초반 벌었던 승패 마진을 모두 까먹고 5할 승률 바로 아래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사정이 한결 나은 것은 외국인 원투펀치가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더거의 부진, 엘리아스의 부상으로 전반기 내내 외국인 투수들이 문제였다. 불펜 소모가 많았고, 그만큼 시즌 중·후반이 힘겨웠다. 하지만 올해는 선발진이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불펜의 가동 자원도 많아졌으며, 이제는 외국인 파이어볼러 듀오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현재 SSG가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는 타선에 주축 선수들이 돌아와 완전체가 됐을 때 정작 그간 잘 버텼던 마운드가 무너지는 것이다. 지난해도 그런 엇박자가 있었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래도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 더 수월한 시즌을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두 선수의 158㎞에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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