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기본사회’ 구상을 다시 꺼내들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든 이후 이 후보가 기본소득 언급을 자제하면서, 일각에서는 그가 기본소득과 거리를 두고 ‘중도보수’ 성향의 경제정책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23일 열린 경선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기본사회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급하게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정권교체 후 차차 추진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李 기본사회론에 양김 “시기상조”
이 후보는 이날 오마이TV 주최로 열린 민주당 제2차 경선후보 토론회 중 자신의 질문 기회인 ‘주도권 토론’ 코너에서 기본사회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복지사회를 넘어서서, 구멍이 있는 ‘안전망 사회’가 아니라 ‘안전매트’가 깔린 사회, 누구나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기본사회·기본소득·기본금융 얘기를 했더니 반론이 많다”고 말하고 다른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이재명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오마이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TV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李 기본사회론에 양김 “시기상조”
이 후보는 이날 오마이TV 주최로 열린 민주당 제2차 경선후보 토론회 중 자신의 질문 기회인 ‘주도권 토론’ 코너에서 기본사회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복지사회를 넘어서서, 구멍이 있는 ‘안전망 사회’가 아니라 ‘안전매트’가 깔린 사회, 누구나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기본사회·기본소득·기본금융 얘기를 했더니 반론이 많다”고 말하고 다른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후보의 질문에 김동연·김경수 경선후보는 입을 모아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동연 후보는 “(기본사회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기술진보로 먼 미래에 ‘일하는 소수’와 ‘일하지 않는 다수’가 있는 사회를 상정한다면 기본소득과 기본사회는 필요하다”면서도 “그전까지 우리 사회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서 지금은 좀 성급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방향성에는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절대 빈곤선 이하에 있는 국민이 거의 10% 가까이 된다”며 “거기서부터 풀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기본사회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취하자 이 후보는 “말씀하신 대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당장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어느 정도 공감을 표하면서도 “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금은 어려우니 경제와 성장에 집중할 시기라 그런 거지 우리가 (기본사회를) 포기한 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김경수 후보의 ‘절대빈곤 제로’ 정책 제안과 관련해서도 “좋은 비전 같은데 사실 그게 제가 말씀드리는 기본사회와 똑같다. 소득 영역에서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왼쪽),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
◆李 “개헌 시급하지 않아”
이날 토론회에서는 개헌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동연 후보가 차기 정부의 ‘임기 첫 100일 과제’로 개헌 추진을 꼽자 이 후보는 “개헌을 그렇게 (취임 100일 안에) 시급하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개헌은 해야 한다”면서도 “그게 지금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도 아니고, 개헌된 헌법이 즉시 시행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천천히 시행될 텐데 여유를 두고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 문제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취임 100일 안에 해야 할 과제로 경제·통상 분야에서 한·미통상 문제 협상과 민생추경 등을 꼽았고 정치 영역에서는 ‘야당과의 잦은 만남’을 꼽았다.
개헌에 관해서는 김동연·김경수 후보 사이에서도 입장차가 있었다. 김동연 후보는 개헌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김경수 후보는 지금의 국민의힘과는 개헌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수 후보는 “저도 개헌이 대단히 중요하다 생각한다”면서도 “내란세력과 동조하는 정치세력과는 개헌 논의 착수가 어렵다. 국민의힘이 내란세력과 결별해야만 이후 개헌 논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마무리발언에서 당원과 국민을 향한 간곡한 호소를 남기기도 했다. 두 후보는 “민주당 경선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며 이 후보로의 쏠림을 완화해 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김경수 후보는 “여러분께서 정권교체를 위해 투표하시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지만 우리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투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번에 종자 씨앗까지 한꺼번에 털어먹으면 다음 농사는 어떻게 짓겠나. 다음 농사를 위해 씨앗 종자를 남겨두는 현명한 농부의 마음으로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저 김경수에게 투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도 “지금 제 옆에는 현역 의원 한 분도 서지 않았다. 그분들의 처지의 어려움은 이해를 하지만 때로는 외롭고 힘들다”고 토로하며 “더 큰 민주당, 정권 교체 이상을 하고자 하는 분들은 김동연의 손을 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지원·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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