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 때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건진법사 전성배씨. 연합뉴스 |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통일교 고위 간부로부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선물’이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무속 비선’ 의혹을 받고 있는 전씨는 이밖에도 지난 대선 뒤 선거 공천 등 각종 인사 청탁에 관여한 정황들이 잇따르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가 터진 게 불과 몇달 전이다. 윤 전 대통령 주변에는 왜 이토록 무속·사기 관련자들이 많은지, 개탄스럽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전씨가 2022년 통일교 간부 윤아무개씨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네받은 정황을 잡아냈다. 전씨는 이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고 “잃어버렸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했다고 한다. 윤씨가 그해 5월 통일교 행사에서 “제가 3월22일 대통령(당선인)을 1시간 독대했다”고 말한 사실도 알려졌다.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 주선이나 통일교 사업 청탁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인지, 금품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검찰은 또 전씨 자택과 법당에서 현금 1억6500만원 뭉치와 유력 정치인, 대기업 임원, 법조인, 경찰 간부 등 수백명의 명함을 발견했다. 전씨의 이른바 ‘법사폰’에는 2022년 대선 뒤 그가 윤한홍 등 친윤계 의원들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이들 의원에게 시장·군수·도의원 후보들을 추천한 정황이 들어 있다고 한다. 추천한 4명 중 2명은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윤 의원은 “공천 요구나 인사 청탁을 들어줄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전씨의 이런 행동들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뒷배 삼아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전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전씨가 윤 후보의 어깨에 손을 감싸며 친분을 과시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전씨는 또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업체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윤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와도 지난해 9~12월 사이 10차례 통화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고리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통화 육성이 국민들 귓전에 생생하다. 이번엔 ‘전성배 게이트’인가. 전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옛 여권 인사들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수사 당국은 제대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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