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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택갈이' 단속 나선 베트남...트럼프 향해 '관세 인하' 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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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품 '베트남산' 둔갑, 수출 행위 단속
미 정부, "베트남, 중국 환적지 됐다" 지적
미국, 태국에도 '원산지 관리 강화하라' 촉구
8일 미국 워싱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베트남산(Made in Vietnam)'이라고 적힌 옷이 전시돼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8일 미국 워싱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베트남산(Made in Vietnam)'이라고 적힌 옷이 전시돼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46% 초고율 상호관세를 얻어 맞은 베트남이 자국을 통한 중국산 제품 대미(對美) 우회 수출 단속에 나선다. 중국산→베트남산 ‘택갈이(상표 바꿔 달기)’를 차단해 미국의 중국 압박 노선에 발을 맞춰주는 대신 관세율을 낮춰달라는 제스처다.

23일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지난 15일 무역 사기를 단속하는 내용이 담긴 지침을 마련했다. 자국을 나가고 들어오는 불법 환적 감독·검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원산지 정보 검증 체계를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산지 증명서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기업에 대해선 공장 실사 작업을 벌여 ‘베트남산’ 라벨 부착 여부도 확인하도록 했다.

이는 중국산을 베트남산으로 바꿔치기 해온 무역 편법을 겨냥한 조치다. 베트남은 최근 중국산 제품 택갈이 거점으로 부상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이 문제를 개선할 것을 강하게 촉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이달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베트남이 관세를 피하려는 중국의 환적지로 이용되고 있다”며 “중국 물품이 베트남산(Made in Vietnam) 라벨을 붙이고 수출된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이번 지침은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한 호응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국 상호관세 부과율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국 상호관세 부과율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특히 베트남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징벌적 고율 관세(46%)를 부과받은 뒤 관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데 외교·무역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결국 선제적으로 중국산 택갈이 단속을 지렛대 삼아 관세율 인하를 유인하겠다는 게 베트남의 전략이다.

실제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이번 지침을 공개하며 “미국 관세부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무역 사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막지 못하면) 베트남산 수출 상품이 (미국) 제재를 피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도 22일 관세 대응 방안 회의를 열어 "미국이 우려하는 무역 사기와 위조 문제를 해소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중국산 제품 우회 수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압박은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웃 국가 태국에서는 해당 사안을 두고 미국과 태국간 관세 협상이 연기되기까지 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미국이 ‘중요 사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양국 무역 협상이 연기됐다고 전날 공개했다. 패통탄 총리는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태국에도 원산지 관리 강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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