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한용 에어퍼스트 대표
에어퍼스트 양한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경북 포항에서 제철산업이 성장하던 1975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인근에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한 곳이 설립됐다. 철강산업과 태동을 함께 한 이 업체는 석유화학·반도체 등으로 연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이어 2005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도 초고순도 질소와 같은 가스를 공급하는 등 사세는 계속 커졌다. 최근엔 삼성전자 평택공장까지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50년만에 매출 8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이 됐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어퍼스트 얘기다.
에어퍼스트의 전신은 독일계 린데그룹의 한국법인인 린데코리아다. 2019년 국내 유명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린데코리아를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에어퍼스트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양한용 대표는 "에어퍼스트의 성장은 대한민국 산업발전과 함께 이뤄졌다"고 운을 뗀 뒤 "최근엔 이차전지와 같은 차세대 산업과 희귀 가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50년간 누적된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전환의 순간들이 오늘의 에어퍼스트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산업용 가스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서 만들어진다. 공기 중엔 질소(78%)와 산소(21%), 알곤(0.9%) 등 다양한 기체가 섞여 있는데 공기 분리 장치(ASU·Air Separation Unit)를 통해 고순도의 산업용 가스가 생산된다. ASU는 대기 중의 공기를 고압으로 압축해 정제한 뒤 약 -180도 이하로 냉각·액화시켜 초저온 증류의 공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분리 공정은 콜드박스(Cold Box)란 초저온 설비안에서 이뤄진다. 질소(-196도)와 산소(-183도), 알곤(-186도) 등 기체마다 다른 비등점 차이를 활용한 초저온 분별증류 공정을 통해 고순도의 가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고순도 가스는 반도체와 철강, 화학,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인다.
에어퍼스트 양한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에어퍼스트의 핵심 기술들은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공급안정성 확보를 위한 빈틈없는 설비 운영 측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등 전 산업 분야에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이어온 경험과 독일과 프랑스,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제조사의 가스공급설비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해온 경험은 에어퍼스트만의 강점이다. 이런 노하우(Know-how)를 축적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고객사가 요구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내놓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에어퍼스트의 최근 5년간 실적은 눈부시다. 사명을 바꾼 이듬해 2020년 매출 2803억원, 영업이익 47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엔 매출액 7483억원, 영업이익 1060억원을 달성했다. 양 대표는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자들을 만나다보면 축하인사와 함께 '벌써 50주년이 됐냐'고 놀라곤 한다"며 "그럴 때마다 우리의 고객사, 협력사와 함께 이뤄낸 50년이란 시간의 무게와 감사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에어퍼스트 양한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양 대표는 무엇보다도 '기업가정신'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이 스스로 기업을 키울 수 있어야 회사를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대표가 됐을 때 우리 회사 모든 조직원들의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출범 10년 내, 오는 2029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설정했다"며 "당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목표기간 이전인 2028년에 달성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2035년 내 매출 2조원'을 새 목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양 대표에게 매출 1조, 2조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산업용 가스 전문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을 다하겠단 약속이 담긴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초 각 부서 핵심 직원들이 해외 진출을 포함한 신규 사업개발, 혁신 사업모델 구축,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전략을 짜는 '신사업개발실'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다가올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에어퍼스트 양한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양 대표는 "설비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디지털 기반 공정 자동화 등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건 사람에 대한 투자"라며 "기술과 철학을 잇는 인재들이 미래의 에어퍼스트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과 '안전', '사람존중'을 핵심 조직문화로 삼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국내 산업용 가스업계의 최고 리더가 되는 것을 직원들에게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특히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을 통해 모든 임직원이 건강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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