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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새마을금고, '부실 이미지' 벗고 건전성 강화의 기회로

머니투데이 최훈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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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위험이 실제로는 없는데도 위기설이 시중에 퍼져 파산한 기업이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SVB(실리콘밸리은행)가 대표적이다. SVB의 적자 규모가 공시되자, 은행이 위기에 빠져 내 돈을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퍼졌다. 예금자는 스마트폰으로 돈을 빼냈다. '뱅크런'이다. 결국 SVB는 공시가 나온 지 36시간 만에 파산했다. 적자가 파산을 불러올 정도는 아니었다는 전문가 연구는 이미 늦은 게 돼버렸다. 경제학에서는 이와 같은 일을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 한다. 파산 위기라는 믿음에 따른 행동이 진짜 위기를 불렀다는 얘기다.

2023년 새마을금고 대량예금인출 사태도 이같은 시각에서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경기도 한 우량금고가 인근 부실 금고를 합병한다는 소식을 접한 고객은 동요했다. 합병으로 새마을금고 전체가 부실화할 것이라는 불안과 공포는 인출 사태를 촉발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부실 금고를 합병한 금고의 건전성은 고객 우려와 달리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경영실태평가 결과 수백억원 대출채권 부실로 합병 대상이 된 금고를 떠안은 경기도와 서울의 두 금고는 종합등급 2등급(양호)을 받았다.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비율도 전체 금고에 비해 낮았다.

새마을금고는 1963년 경남 산청에서 출범한 이래 지금껏 단 한 번도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금융권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168조7000억원이다. 여전히 47조3000억원이 회수되지 않았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62년간 자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부실 금고 합병과 같은 자체적인 구조개선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실 금고 합병은 새마을금고 부도 또는 파산 등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새마을금고 재무구조 건전화나 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된다.

한때 4만 개가 넘었던 금고 수는 꾸준히 정리돼 지난해 말 기준 1276개가 됐다. 합병을 진행하면서도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위해 점포 수는 4대 시중은행보다 많은 3249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2023년 7월 이후 24개 금고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예·적금 자산은 전액 안전하게 보호됐다. 부실 금고의 합병 이전 자산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예금자 보호 준비금(약 2조9938억원)으로 전액 인수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새마을금고 대손충당금 확대 적립에 따른 손실 규모를 두고 또다시 위기설이 고개를 든다. 미국의 관세 전쟁 선포로 올 하반기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작금의 상황에서 또다시 위기설이 공포를 조장하고, 공포가 진짜 위기를 불러오는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6월 대비 하락하는 등 점차 안정화됐다. 유동성은 시장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새마을금고는 합병 등으로 금고 우량화와 건전성 관리에 박차를 가해 지역 금융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다.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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