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대선 출마론에 휩싸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이번 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한다. 권한대행으로서의 첫 시정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구 야권의 비판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론에 침묵하는 사이 외곽에서는 한 권한대행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리는 2025년도 추경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한다. 앞서 정부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 신분으로서 시정연설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등 구 야당과의 극한 대립으로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자 연설문을 대독한 사례는 있다.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은 1979년 11월 최규하 전 대통령이 권한대행으로서 시정연설을 한 이후 46년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시정연설을 통해 민생과 국익을 강조하며 여야 협치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24일 직무에 복귀한 이후 통합과 민생을 중요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추경안을 심의·의결하는 임시국무회의에서는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국민과 국가 경제만을 생각하며 국회에서 대승적으로 논의하시고 신속하게 처리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방문을 계기로 대선 출마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지도 큰 관심사다. 구 야권은 한 권한대행이 대선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관리할 책임을 벗어던졌다며 명확한 의사를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추경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정연설에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비롯한 대미 협상을 안정적인 국정 운영 성과로 강조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이 손팻말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며 한 권한대행을 규탄할 경우 한 권한대행이 이에 대응하는 모습은 ‘정치인 한덕수’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이 침묵 속에서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미 통상 협상과 한·미동맹, 규제 개혁, 영남 지역 산불, 제주 여객기 참사 등 민생 현안을 두루 언급했다. 그는 부처 장관들에게 “국민의 공복으로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단 한 순간도 소홀함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그간 발표한 규제개혁 과제들은 이번 정부 내에 후속 조치까지 책임 있게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후에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를 조문하고 “늘 겸손하고 소탈하신 모습으로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신 고 프란치스코 교황께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외곽에서는 한 권한대행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조직이 출범했다. 한 권한대행과 경기고 동기동창이라고 밝힌 박상섭 21대 대통령국민추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지도자로 한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이 오늘 회견을 당연히 알고 있다”며 “회견 내용을 공식적으로 총리실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100%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5월4일쯤 행동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근거가 있지만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를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42일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가 엉뚱하게 출마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한덕수를 지체없이 직무정지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은 어차피 출마할 거면 노욕의 잔꾀부리지 말고 당장 옷 벗고 출마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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