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35분께 자택에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4년 8월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4.21. photo@newsis.com /사진= |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인(사망 원인)은 뇌졸중이며, 그로 인한 혼수상태(코마)와 심부전에 빠져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이런 내용의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안드레아 아르칸겔리 바티칸시티 보건·위생국장이 발행했다. 이에 따르면 교황은 뇌졸중 이후 코마 상태에 빠졌고, 심장 순환 기능도 불가역적으로 손상당해 회복할 수 없는 단계의 심부전 상태에 다다르면서 숨을 거뒀다. 의료진은 심전도를 기준으로 사망을 선언했다. 보고서는 교황이 생전 △고혈압 △2형 당뇨병 △다균성 양측성 폐렴 △다발성 기관지 확장증 △급성 호흡 부전 등 지병을 앓았다고도 설명했다.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그 부분의 뇌가 손상당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그가 생전에 앓았던 '고혈압'은 직접적인 사인인 '뇌졸중'을 재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고혈압성 뇌 내 출혈'이기 때문이다.
뇌혈관의 이상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왼쪽 뇌에 손상이 생기면 언어장애와 더불어 오른쪽에 편마비가 발생하고, 오른쪽 대뇌에 병이 생기면 왼쪽에서 편마비가 나타난다. 소뇌에 병이 생기면 어지럽고 균형 잡기가 힘들고 걸으면 병이 생긴 쪽으로 자꾸 쓰러진다.
[바티칸시국=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35분께 자택에서 선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21년 6월 16일 바티칸 산 다마소 안뜰에서 주간 야외 일반 청중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는 모습. 2025.04.21. |
뇌졸중의 정도가 심하거나, 뇌졸중이 '뇌간'에서 발생하면 신체 일부가 마비되고, 의식 장애가 나타난다. 가장 심각한 의식 장애 상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나타난 '혼수상태'다. 이런 경우 아무리 자극을 주어도 환자가 깨지 못하며, 심하면 바로 사망할 수 있을 만큼 대체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뇌졸중의 가장 큰 특징은 갑자기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병철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들 만성적인 손발 저림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뇌졸중으로 오인한다"며 "'피가 안 통한다', '풍기가 있다', '이러다 중풍(뇌졸중) 오는 건가'라며 걱정하는 사람이 적잖은데, 이들 대부분은 뇌졸중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환자 중에는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이라고 하는 예고증상(전조증상)을 경험한다. 신체 한쪽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거나 감각이 없어지고, 한쪽 눈의 앞이 안 보이거나 흐려질 수 있다. 말이 잘 안되고 어둔해지며, 갑자기 어지럽고 토하고 한쪽으로 자꾸 쏠리는 듯한 느낌의 증상이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까지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이는 뇌동맥이 일시적으로 막혀 뇌졸중과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저절로 혈류가 재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수 주 또는 1년 이내에 다시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병철 교수는 "운 좋게 회복되더라도 안심할 게 아니라, 철저한 신경과적 진찰과 검사를 받아 뇌졸중의 원인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88세다. 뇌졸중은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이다. 흡연, 비만, 과음, 선천적 뇌혈관 이상, 혈액 응고 이상 질환도 위험인자에 들어간다.
한림대성심병원 뇌졸중센터 자료은행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61.3%가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당뇨병은 26.6%, 심장 질환은 19.3%, 흡연은 33.6%, 고지혈증은 50.5%, 과거 뇌졸중의 병력은 32.3%에서 관찰됐다. 이런 위험인자는 대부분 근본적 치료로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일찍 발견해 치료를 시작한다면 뇌졸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니코시아 AFP=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 향년 88세. 사진은 교황이 2021년 12월 3일 키프로스의 수도 니코시아에 있는 니코시아의 주 축구 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향을 피우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니코시아 AFP=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교황은 사망 전날인 지난 20일 부활절 미사 말미에 특별 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깜짝 등장했다. AFP통신은 이때 교황의 모습이 지쳐 보였다고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교황청 소식통은 "교황은 군중과 만나며 끝까지 가길 원했던 것 같다. 자기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마지막을 더욱 열심히 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교황이 "백성의 교황이었다"면서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병원에서 죽지 않았다. 그는 돌아와 축복하고 부활절을 맞이할 시간이 있었다. 우리 모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생전 △다균성 양측성 폐렴 △다발성 기관지 확장증 △급성 호흡 부전을 앓기도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5주간 입원한 후 퇴원한 지 한 달 만에 서거했다. 교황은 이달 10일에는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을 만나는 등 건강이 회복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교황청 내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기력이 쇠약해지고 있음을 직감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교황은 사망 전날인 20일까지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 면담과 성 베드로 광장 강복까지 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당초 의사들은 퇴원하는 교황에게 두 달 정도 회복기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교황은 퇴원 2주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한편 교황청은 이날 오전 7시35분(이탈리아 로마 시각)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 3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12년간 재임한 그는 재임 기간 소외된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로 '소외된 자들의 벗'으로 불렸다. 교황의 서거 소식에 전 세계 정상들은 연달아 추모 메시지를 내놓고 있으며, 3~7일의 국가 애도 기간을 발표하는 나라도 다수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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