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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이 거쳤던 ‘콘클라베’, 지금 다시 봐야 할 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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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콘클라베’. 디스테이션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전세계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교황 소재 영화 두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극장 상영과 아이피티브이(IPTV)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동시 진행 중인 ‘콘클라베’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 낯선 단어였던 콘클라베를 널리 알린 영화다. 지난달 5일 개봉 즈음 교황이 위독하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교황 사후 새 교황을 뽑는 과정을 다룬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금까지 27만여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 예술영화 중 가장 큰 흥행 성공을 거뒀다.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선종 뒤 투표권을 가진 전세계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여 새 교황을 뽑기까지를 긴박감 넘치는 정치스릴러로 그렸다. 하나의 믿음에 사역하면서도 서로 다른 입지와 욕망을 가진 주요 후보들이 치열하게 물밑 정치를 하는 과정, 이들의 숨겨진 추문이 차례로 폭로되며 믿음을 거스르는 인간적 욕망이 불러오는 결과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특정 후보 없이 시작해 단 한명의 인물이 추대되기까지 반복되는 투표, 외부 입김이나 압력에 오염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지켜지는 고립, 교황청 바깥에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리는 전통 등 콘클라베 과정이 사실적으로 담겼다.



영화는 막중한 책임감과 고뇌를 견디며 선출 과정을 지휘하는 로렌스 추기경(레이프 파인스)이 투표 직전 진솔하게 꺼내는 이야기를 통해 신앙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하느님께서 교회에 주신 선물은 다양성입니다. 무엇보다 두려운 죄는 확신이고 확신은 통합과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그리스도조차 마지막에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앙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의심하는 교황을 보내주십사 주님께 기도합시다.” 반전을 담은 결말 역시 교단과 신자들에게 간단치 않은 질문을 남긴다.



영화 ‘두 교황’. 넷플릭스 제공

영화 ‘두 교황’. 넷플릭스 제공


2019년 겨울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직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그린 작품이다. 공개 전부터 프란치스코를 연기한 조너선 프라이스와 베네딕토 16세를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의 싱크로율이 높아 다큐멘터리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관심을 끌었다.



베네딕토 16세는 15세기 초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600년 만에 생전 은퇴한 교황이다. 2022년 그의 선종까지 가톨릭 교회에선 유례가 드물게 10년가량 ‘두 교황’이 공존했다. 영화는 성향도 기질도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이 대립하다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면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두 사람의 실제 발언들을 바탕으로 만든 허구의 이야기지만, 평소 알려졌던 두 교황의 성격이 잘 배어나 설득력 높은 작품으로 완성됐다.



특히 자라온 배경도, 동성애 등 민감한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도 다른 두 노년의 사제가 음식이나 축구 경기 등 세속의 즐거움 앞에서 보여준 인간적 면모를 부드럽고 재치 있게 담았다. 각자 자신의 허물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치열하게 회개하고 고해하는 모습을 통해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금 종교인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곱씹게 하는 수작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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