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번째 군사정찰위성, 우주궤도 진입 후 교신 성공

22일 오전(한국시각) 군 정찰위성 4호기 발사 직후 모습. 국방부 제공

한국의 네번째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 진입 후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했다. 앞서 성공적으로 발사한 정찰위성 3개와 함께 북한의 도발 징후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감시할 수 있게 됐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22일 오전 9시48분(현지시각 21일 오후 8시48분) 정찰위성 4호기를 탑재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Ⅹ)의 발사체 ‘팰컨9’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정찰위성은 발사체와 분리→우주궤도 진입→지상국 교신 과정을 마치면 발사 성공으로 간주된다.

정찰위성은 발사 2분18초 후 1단 추진체가 분리됐고, 이어 19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15분 만인 오전 10시3분 팰컨9의 2단 추진체에서 분리돼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 이어 낮 12시27분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

정찰위성 4호기는 앞으로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위성의 성능을 확인하는 우주궤도시험을 하고 군 주관으로 진행하는 운용시험평가 등을 거쳐 대북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찰위성 1호기는 2023년 12월2일 발사됐고, 지난해 8월부터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2·3호기는 각각 지난해 4월8일, 12월21일에 발사돼 전력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에 발사된 정찰위성 4호기는 2·3호기와 마찬가지로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하고 있다. 합성개구레이더는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어서 날씨와 관계없이 주·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한국은 정찰위성 5개를 확보할 계획인데, 마지막 5번째 정찰위성도 합성개구레이더 탑재 위성으로 연내 발사할 예정이다.

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전자광학 장비는 카메라로 지상을 직접 촬영하기 때문에 해상도 높은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밤이나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사진을 찍기 어렵다. 적외선 장비는 온도 차에 따라 구분되는 적외선 검출 센서를 이용해 영상 정보를 획득해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하나,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22일 오전(한국시각) 미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발사대에 기립 중인 군 정찰위성 4호기 발사체 모습. 국방부 제공

미군 정찰위성 정보에 의존해오던 한국은 전시작전권 환수 이후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북한 핵·미사일 시설과 지휘시설 등 필요한 표적지를 정확하게 찍고 그 영상을 빠르게 받아 작전에 활용하려고 독자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있다.

군 당국은 4호기 발사 성공으로 위성 군집 운용을 통해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추가로 단축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성 군집 운용은 여러 대의 위성이 동일한 임무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관측 각도가 다양해 정보 획득 기회가 많아지고 위성 고장 등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정찰 위성은 속도가 초속 7.5㎞가량이라 위성 1기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등 특정 표적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하다. 2025년까지 확보할 정찰위성 5기만으로 북한의 특정 표적을 24시간 감시하거나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하기는 불가능하다. 정찰위성 5기를 갖추면 하루 12회, 2시간마다 북한 특정 표적을 감시할 수 있다. 여기에 소형위성 30여기를 쏘아 한반도를 다시 찾는 재방문 주기를 30분까지 단축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표적 감시 공백을 줄일 수 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군 정찰위성 4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추가 확보했다”며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 증강으로 킬체인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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