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런 사태까지…중국이 샀던 780억원짜리 보잉737, 미국에 '반품'

1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반송된 중국 샤먼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시애틀 킹 카운티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항공사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미국 보잉의 항공기가 반품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샤먼(Xiamen) 항공에 인도될 예정이던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전날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로 돌아왔다. 로이터는 비행 추적 웹사이트 에어나브 레이더의 항공기 추적 데이터를 인용했다.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항공기는 이미 샤먼항공 고유의 색과 브랜드명으로 도색을 마쳤다. 이 항공기는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 위치한 보잉사의 완성센터에서 마감 작업과 인도 대기 중이던 항공기 중 1대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서 시작된 미·중 간 상호 보복 관세 조치로 (항공기가) 희생됐다"며 "보잉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737 맥스의 미국 귀환은 수십년간 유지된 관세 면제 지위가 붕괴하면서 신규 항공기 인도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CNN은 "신형 737맥스의 가격이 약 5500만달러(78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항공기를 사려던 중국 항공사는 더해지는 관세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혼란으로 인해 많은 항공기 인도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며 "일부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관세를 내기보다 항공기 인도를 미루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 12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올린 직후 항공사들에 '미국산 항공기 인도 중단'을 명했다고 보도했다. 항공기뿐 아니라 관련 장비나 부품을 구매하는 것도 사실상 금지했다. 보잉이 중국 항공사에 인도할 예정이던 항공기는 이달 초 기준 10대로 전해진다. 결국 전날 한 대가 먼저 미국으로 반송되면서 나머지 항공기도 인도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20%(10+10%)의 펜타닐 관련 관세에 125%의 상호관세를 합해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12일부터 대미 관세율을 125%까지 높인 상태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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