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칼' 품은 수상한 50대…방화범 찾아낸 '매의 눈' 순경

서울 마포경찰서가 지난 13일 마포구 소재 6층 상가건물에 방화한 50대 남성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서울 마포경찰서가 지난 13일 마포구 소재 6층 상가건물에 방화한 50대 남성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는 지난 13일 새벽 1시쯤 '불이 났다'는 소방 공동 대응요청 신고를 접수하고 대흥동 소재의 한 상가건물로 출동했다.

당시 6층 규모 건물에 화재가 크게 번졌으나 경찰들은 신속하게 전 층을 돌아다니며 각 층의 거주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하고 주변을 통제하는 등 안전조치도 실시했다. 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6층 옥탑이 전소됐다.

경찰은 불이 완전히 진화된 후 전 층 거주자들을 상대로 화재 경위에 대해 진술을 청취했다. 그러던 중 여지은 용강지구대 순경은 불안해하는 6층 거주자 50대 남성 A씨를 수상하게 여겼다. 여 순경은 A씨를 유심히 관찰, 해당 남성의 상의 오른쪽 주머니에 31㎝의 중식도가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 순경이 A씨에게 흉기 소지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하자 그는 범행을 자백했다. A씨는 "가스 공격을 받고 있어서 호신용으로 칼을 소지했다"며 "가스레인지 위에 휴지를 올려놓아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및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체포해 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가 심야 시간에 발생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으나 현장 경찰관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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