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전쟁 끝난 뒤 한국인 경자씨와 결혼…"남편 원하던대로 대한민국 땅에 안장"
한국전쟁 당시 부상 당한 동료를 부축해 전우애의 가치를 널리 알린 캐나다 참전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씨(오른쪽)가 오는 22일 오전 11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 사진=주한캐나다대사관 |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부상 당한 동료를 부축해 전우애의 가치를 알린 캐나다 참전용사가 자신의 유언에 따라 한국 땅에 안장된다.
21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고 윌리엄 크라이슬러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봉환식이 이날 오후 5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거행된다.
유해봉환식은 국방부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배우자이자 한국계 캐나다인 경자 크라이슬러씨가 고인의 유골함을 가지고 나오면 진행된다. 유족과 강정애 보훈부 장관, 타마라 모휘니 주한캐나다대사 등이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봉송 차량까지 모실 예정이다.
고인은 1950년 8월 캐나다 경보병연대 제2대대 소속 이등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3월까지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크라이슬러 참전용사는 가평전투 등에서 활약했으며 당시 전투 직후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하면서 이동하는 빛바랜 사진의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진은 현재 영국 제국전쟁박물관(Imperial War Museum)에서 소장하고 있다.
고인은 가평전투에서 용맹하게 싸워 '미국 대통령 부대 표창'(블루리본)을 받기도 했다. 크라이슬러 참전용사는 지난해 4월 보훈부의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 캐나다로 돌아간 뒤 노환으로 지난해 11월 별세했다.
국가보훈부가 지난해 4월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초청 프로그램 때 한국을 찾은 고 윌리엄 크라이슬러 참전용사. / 사진=국가보훈부 |
배우자인 경자 크라이슬러씨는 "남편에게 대한민국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1950년대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1970년대에는 한국에 파견근무를 와서 저와 결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현재 하나뿐인 아들과 손자가 살고 있는 곳"이라면서 "남편이 원하던 대로 대한민국 땅에 안장돼 기쁜 마음"이라고 했다.
강정애 장관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투혼을 발휘하셨던 고 윌리엄 크라이슬러 참전용사님의 유해를 모실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용사님이 지킨 땅에서 영원한 안식에 드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또 방한한 배우자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들, 손자 등 유족은 23일 임진강전투 기념식, 24일 가평전투 기념식에 참석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릴 예정이다.
유엔기념공원에는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 프랑스 참전용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8명이 사후 안장됐다. 크라이슬러 용사의 유해 안장은 29번째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