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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요양원 말고 파크골프장을” [기자24시]

매일경제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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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매일경제·서울시 파크골프 대회에 참석한 시니어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지난 16일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매일경제·서울시 파크골프 대회에 참석한 시니어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시니어를 위해 요양병원 지을 바에 파크골프장을 만드는 게 더 낫습니다.”

다수의 국내 파크골프대회에서 상금을 휩쓴 ‘스타 파크골퍼’ 이영희 씨(65)가 제1회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에서 남긴 말이다. 푸른 잔디를 누비며 금빛 스윙 날리는 걸 즐기는 그에게 파크골프는 인생 2막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씨를 비롯해 대회에서 만난 다수의 시니어 선수는 “파크골프를 즐기다 보면 또래 시니어와 사회적 교류가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활발한 지역 기반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져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운동 효과는 말해 무엇하랴. 매번 필드에 나올 때마다 1만보씩 걷는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걸음 수가 1000보 늘 때마다 고혈압, 당뇨, 위식도역류, 우울증, 비만 등 질병 위험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제1회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에 참가한 시니어들은 20·30세대 못지 않은 활발함을 보여줬다. 1~2타 차로 우승자가 결정되는 명승부에 프로골프 몫지 않은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30대인 기자마저 그들의 에너지에 놀랐고, 함께 동화돼 축제를 그 자체로 즐겼다.

평소 우리 사회가 가진 ‘노인’의 부정적 이미지는 허상이다. 시니어도 사회적 활동을 즐길 수 있고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단지 우리가 그들을 “늙었다”고 치부하며 울타리에서 배제한 채 역할을 제한적으로 설정한 탓인지도 모른다.


올해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보다 20년 느렸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에 허덕이며 국가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상실할지도 모른다.

항상 우리 사회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몸과 마음이 병들기 전에 푸른 잔디를 누비며 고령사회의 잠재적 문제들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장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참에 파크골프를 한국판 시니어 복지의 대표 작품으로 만드는 게 어떨까.

차창희 사회부 기자

차창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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