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은 앞으로 스마트 글래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해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두 업체는 메타가 모바일 컴퓨팅의 미래를 장악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현재까지는 메타가 이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메타는 디스플레이 없는 AI 글래스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예상 밖의 선두 주자다.
대략적인 추정에 따르면 메타는 지금까지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Ray-Ban Meta Smart Glasses)를 200만 대 출하했고, 이를 통해 6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경쟁자보다 훨씬 앞선 성과다.
여러 경쟁업체는 메타가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처럼 화면 없는 AI 글래스 분야에서 격차를 더 벌리고, 이후 이 우위를 AR 안경으로 확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메타는 렌즈에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여러 종류의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코드명 ‘하이퍼노바(Hypernova)’라는 제품은 현재의 레이밴 메타 글래스를 고도화한 버전으로, 오른쪽 렌즈의 하단 우측에 작은 화면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디스플레이는 메타 퀘스트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홈 화면을 띄우며, 앱과 알림을 표시한다.
제품의 가격은 1,000달러에서 1,400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이고 2025년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카메라 성능이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음성과 멀티모달 방식으로 메타의 AI 비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 명령 외에도 안경 측면에 탑재된 정전식 터치 센서를 이용하거나 손 제스처를 인식하는 ‘뉴럴 손목 밴드(neural wristband)’를 통해 안경을 조작하는 기능도 탑재될 수 있다.
2세대 모델은 ‘하이퍼노바 2(Hypernova 2)’라는 코드명으로 2027년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양쪽 렌즈 모두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메타는 또한 오클리(Oakley)와 협업해 운동용으로 설계된 스마트 글래스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에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
AR 글래스에 집녑 쏟는 애플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 CEO 팀 쿡은 메타보다 먼저 진정한 AR 글래스를 출시하겠다고 “작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먼에 따르면 쿡은 이 시장에서 메타를 압도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쏟고 있을 정도로 애플의 미래를 위한 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쿡은 지금 AR에 집착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에 가졌던 집념과 맞먹는 수준이다.
애플의 비전은 분명하다. 현실 위에 디지털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가볍고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안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제품은 언젠가 아이폰을 대체할 애플의 차세대 대표 제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애플이 이런 제품을 실제로 내놓으려면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고성능이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배터리 같은 핵심 기술이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은 또한 비전 프로(Vision Pro) 헤드셋의 2가지 새로운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들 제품은 진정한 AR 기기를 완성하기 전까지 사용자와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임시 전략 제품’으로 간주된다.
스마트폰 연동에 집중한 구글의 전략
구글도 AR 안경 시장에 다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25 행사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책임자 샤람 이자디는 자사 최신 AI 기반 AR 글래스 프로토타입을 착용한 채 무대에 올랐다.
시연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AR 글래스는 사용자가 말하는 페르시아어를 영어로 실시간 번역했고 책 표지를 스캔해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제공했으며, 구글의 최신 AI 비서 제미나이의 ‘메모리’ 기능을 활용해 분실한 호텔 키 카드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초기의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와 달리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AR 글래스는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갖췄다. 가볍고 슬림한 프레임에 소형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있으며, 모든 복잡한 연산 처리는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수행한다. 덕분에 안경은 착용감이 좋고 세련된 외형을 유지할 수 있다.
구글의 전략은 AR 글래스를 스마트폰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실시간 스트리밍하면서 사용자는 화면을 내려다보지 않고도 안드로이드 앱과 구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TED2025와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AR 글래스는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중이다. 삼성은 제품의 제조와 마케팅을 담당하며, 2026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넘기 힘든 기술 장벽
전망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지만, 업체들의 계획대로라면 메타가 가장 먼저 전용 AR 글래스를 시장에 내놓게 되고, 애플이 가장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AR 글래스는 일상에서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뜻한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메타, 구글, 애플 모두는 수년간 AR 글래스 발전을 더디게 만든 동일한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를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게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시에 이 작은 안경에 고급 AI 및 AR 기능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까지 담아야 하기에 기술적 과제는 더욱 복잡하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라고 말하는 이 기기는 당분간 스마트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세련되며 편안한 안경을 만드는 동시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오래가는 배터리까지 모두 탑재하는 일은 엄청난 수준의 엔지니어링 과제다.
앞으로 몇 년간은 가격이 합리적이거나, 성능이 뛰어나거나, 하루 종일 착용할 만한 제품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이런 특징 모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은 가까운 미래에는 출시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어진 보도, 시연, 유출 정보를 종합하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AR 글래스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수십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구글은 AI와 파트너십에 승부를 걸고 있으며, 삼성은 주요 하드웨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몇 년은 AR 글래스의 시장 향방을 판가름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디지털 세계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AR 글래스의 이상향은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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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Elg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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