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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에도 첨단기술 적용…“AI가 세탁물 구분하고 RFID로 추적”[르포]

이데일리 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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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세탁 스마트팩토리 ‘런드리고 글로벌캠퍼스’
AI 스캐너로 세탁물 구분하고 RFID로 추적
15초 만에 다림질…자동화로 효율 20% 향상
사람이 빨래 개고 로봇이 출고…협업체계 구축
“생산성 높여 일 27만벌 처리…2분기 흑자전환
[군포(경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 16일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 건물 3층에 진입하자 ‘웅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성인 남성도 들어갈 만큼 큰 세탁기 수십대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세탁 공장’의 위용을 뽐내는 모습이다. 겨울 빨래가 몰리는 시기를 맞아 이곳은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생활빨래 전용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생활빨래 전용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세탁 콤플렉스(팩토리 및 업무복합시설)다. 총 1만 1900㎡(약 3600평) 규모로 지하 2층·지상 7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엔 대부분 공정을 자동화한 스마트팩토리와 본사 사무실, 세탁 연구개발(R&D) 조직인 ‘런드리이노베이션랩’ 등이 자리하고 있다.

런드리고는 이용자가 오후 10시까지 집 앞에 있는 빨래 수거함인 ‘런드렛’에 세탁물을 넣어두면 24시간 안에 빨래를 완료해 다시 수거함에 넣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도권에서 수거한 세탁물 대부분은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 사이에 이곳에 도착한다. 세탁물을 꺼내 자루에 담고 5층으로 보내면 본격적인 세탁 작업을 시작한다.

AI가 세탁물 구분…입고 소요시간 60% 단축

5층 입고센터에 들어서자 ‘딩동’ 소리가 연신 울렸다. 20여개의 작업대에서 고객정보를 입력하고 세탁물 입고를 마칠 때마다 나는 소리다. 세탁물과 함께 온 QR코드를 인식하면 런드리고 애플리케이션(앱)에 연동한 고객정보를 불러올 수 있다. 고객이 신청한 세탁물과 실제 입고된 세탁물을 비교하고 고객의 요청사항을 자동으로 반영하는 과정이다.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 5층 입고센터에서 작업자가 세탁물을 입고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 5층 입고센터에서 작업자가 세탁물을 입고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세탁물을 작업대 위에 펼쳐놓자 모니터에 와이셔츠, 블라우스, 티셔츠 등 품목 정보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런드리고가 세탁업계 최초로 개발한 의류 자동 분류 시스템 ‘인공지능(AI) 스타일스캐너’가 큰 역할을 했다. 작업대 상단에 달린 카메라가 세탁물을 자동으로 촬영하고 AI로 품목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세탁물 입고 소요시간을 60% 이상 단축했다.

직원은 품목 분류에 따라 세탁물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했다. 전파를 이용해 근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인 RFID는 런드리고가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세탁 전 공정에서 고객별 세탁물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한다. 동네 세탁소에서 스테이플러로 고객정보를 달아두는 것과 같은 원리지만 자동 인식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세탁물의 손상도 없다.


김천석 의식주컴퍼니 코퍼레이트센터 센터장은 “RFID와 AI 스타일스캐너 기술로 고객은 자신이 맡긴 세탁물이 현재 어느 단계인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의류 데이터는 런드리고가 세탁을 넘어 커머스 사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세탁을 마친 의류가 출고센터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세탁을 마친 의류가 출고센터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숙련자와 협업한 ‘하이브리드 스마트팩토리’

5층에서 입고 작업을 마친 세탁물은 분류에 따라 레일을 타고 아래층으로 보내진다. 4층과 3층은 드라이크리닝을 포함한 개별크리닝, 2층은 수건·속옷·양말 등 생활빨래 공간이다. RFID에 반영한 작업지시에 따라 자동 공정이 진행된다. 세탁, 건조뿐 아니라 다림질, 비닐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3층 셔츠 세탁라인에서는 작업자가 셔츠 양팔 부분을 기계에 끼우고 버튼을 누르자 15초 만에 팔 부분이 빳빳하게 다려져 나왔다. 이를 다시 다리미판처럼 생긴 기계에 끼우자 2개의 다리미 몸판이 셔츠 가슴 부분을 압착하며 주름을 말끔하게 제거했다. 하루에 약 3000벌의 셔츠를 세탁하는 이곳은 자동화 공정을 통해 효율을 20% 이상 높였다.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셔츠 자동화 공정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에서 셔츠 자동화 공정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섬세한 작업을 위해서는 사람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실제 공장에는 세탁소 등 관련 업종 유경험자 50명을 포함해 총 2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자동화 설비 대신 다리미를 사용해 세탁물을 다리는 등 자신의 전문성을 적극 발휘했다. 런드리고는 사람과 기계가 협업하는 ‘하이브리드형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나간다는 목표다.

세탁물을 개는 작업 역시 사람이 손길이 필수적이다. 자동 공정을 거치는 개별 크리닝과 달리 생활빨래는 작업자가 손수 개서 비닐 포장한다. 1층 출고센터에서는 각기 다른 공정을 거친 개별 크리닝과 생활빨래를 로봇이 각각 찾아와 묶음 출고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커머스 물류센터에서 주로 쓰는 방식이지만 세탁업계에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낮췄다.

5층에서부터 1층까지 단계별 공정을 거쳐 고객의 집으로 돌아가는 세탁물은 하루 5만벌 수준이다. 런드리고는 설비 가동률을 높여 최대 27만벌의 물량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김 센터장은 “인프라 구축에 지속 투자하면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올해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 1층 출고센터에서 로봇이 생활빨래 물량을 찾아오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 1층 출고센터에서 로봇이 생활빨래 물량을 찾아오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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