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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진행 늦었던 신안산선 5-2공구…조급함이 붕괴 불렀나

연합뉴스 권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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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점 위치한 핵심 구간으로 공정률 58%…서울 구간 빼면 가장 저조
(광명=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제5-2공구 건설 현장은 공정률 58% 남짓으로, 서울 구간인 제3공구 다음으로 진행 속도가 느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평면선형설계[넥스트레인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산선 복선전철 평면선형설계
[넥스트레인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일 신안산선 사업 시행자인 넥스트레인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2공구의 공정률은 58.32%다.

같은 기간 진척이 가장 빠른 곳은 서화성과 원시 구간을 잇는 6공구로 공정률 88.85%다.

이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중앙역 등을 연결하는 1-1공구가 83.73%로 뒤를 이었다. 5-2공구와는 25∼30% 포인트 차이가 난다.

5-2공구는 길이 2.338㎞로 전체 구간 중 가장 짧지만, 시흥과 안산 구간으로 갈라지는 Y자 분기점이 위치한 핵심 구간이다. 이곳이 완공되지 않으면 시흥과 안산 두 구간 모두 서울과 직접 연결이 불가능하다.

5-2공구보다 공사 진행이 더딘 곳은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 등을 지나는 3공구로, 공정률은 각각 3-1공구 54.25%, 3-2공구 54.43%다.


통상 도심 구간은 외곽지역에 비해 공사 진행이 더딘 편이다. 공사 중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에 대한 민원 소지가 크고 이에 따른 합의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용지 보상의 어려움도 한 원인이다.

특히 5공구의 경우 2023년 1월 감사원 감사에서 주변에 암반이 부스러지는 등 일부 단층 파쇄대가 존재해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아 특수 설계와 공법을 적용해야 했기 때문에 공사 속도가 더욱 더뎠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현장[촬영 홍기원]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현장
[촬영 홍기원]


이러한 원인이 더해져 당초 올해 4월을 목표로 했던 전 구간 개통 시기는 2026년 12월로 연기된 상태다.


심지어 넥스트레인 측은 올해 초 개통 시기 연장을 논의할 당시 기존 목표보다 48개월 늦은 2029년 4월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완공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한 셈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시행사와의 합의를 거쳐 완공 목표를 내년 말로 수정한 뒤 이를 공시했다.

일각에선 공시된 시점이 당초 시행사의 요청보다 28개월이나 빨라진 점을 들어 다소 무리한 일정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정률이 늦은 구간의 공사가 조급하게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터널공사학회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과 시간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지반 보강이나 구조물 안전진단을 간략화해서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발파 공사시 기존에 만든 기둥과 보에 진동계측기를 설치해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균열이 다수 발생해 붕괴로 이어진 것을 보면 이 과정에 생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2공구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전 지하터널에서 다수의 균열이 발견됐을 당시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작업을 중단하고 국토교통부와 함께 원인분석 및 안전진단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시공사 등은 수시간 만에 진단 절차를 마친 뒤 붕괴 우려가 있는 기둥에 대한 보강공사를 결정했다. 이어 오후 2시 30분께 H빔을 지하터널 하부로 내리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40여 분 뒤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실종자 수습이 종료된 직후 수사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사고 당일 진행된 보강공사가 적절했는지, 안전진단이 제대로 이뤄진 이후였는지 등 사고 원인에 대해 폭넓게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 우려가 제기된 후 안전진단을 거쳐 보강공사가 진행됐는데, 사고 예방조치가 제대로 됐는지 전 과정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하겠다"고 말했다.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촬영 홍기원]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촬영 홍기원]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나 포스코이앤씨 근로자 1명이 숨지고, 하청업체 굴착기 기사 1명이 크게 다쳤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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