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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애정의 방' 도입…수감자에게 사랑할 권리 보장한 이탈리아

아시아경제 김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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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욕실 완비…사생활 보장
하루 최대 3건까지 확대 계획
이탈리아가 처음으로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부부관계 등 사생활이 보장된 면회를 허용한다.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의 테르니 교도소가 침대는 물론 TV와 욕실이 완비된 시설을 갖춘 '애정의 방'을 도입했다고 이탈리아 라이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는 하루 1건의 면회만 허용하고 있지만, 점차 하루 최대 3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교도소 내부. 움브리아24

이탈리아 교도소 내부. 움브리아24


이는 지난해 1월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수감자들에게 외부에서 면회 온 배우자, 연인과 사생활이 보장된 만남을 가질 권리를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사생활이 보장된 면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수감자들이 모범적 수형 생활을 하도록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 운동가들 역시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수감자에게도 가족 또는 친지와 신체 접촉을 하며 만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법무부는 수감자들이 침대와 욕실이 갖춰진 방에서 최대 2시간 동안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애정의 방'에서는 수감자들이 배우자나 연인과 성관계를 할 수 있다. 다만, 안전상 문제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도관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방문은 열어둬야 한다.

이 시설의 최초 이용자는 캄파니아 출신의 60대 수감자와 그의 연인이다. 이들은 법적 부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면회가 허가됐다.


움브리아주 수감자 인권보호관인 주세페 카포리오는 테르니 교도소가 공간 확보부터 규정 수립, 감시 시스템 정비까지 짧은 시간 안에 해낸 것에 대해 "작은 기적"이라며 평가했다.

하지만 교도관 노조(SAPPE)는 반발했다. "교도관이 수감자의 사생활까지 지켜야 하느냐"며 "직업적 자긍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의 면회는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10여 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허용됐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1999년 관련 법안을 상원에서 논의했다가 폐기된 것을 비롯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무법자로 통하는 마피아들이 수감된 상태에서도 범죄를 지시하거나 탈옥한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약 거래가 흔한 나라이기 때문에 재소자가 외부인을 만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중론이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1999년부터 수감자가 교도소 인근의 펜션처럼 꾸며진 집에서 가족과 함께 1박 2일을 보낼 수 있는 '가족 만남의 집' 제도가 그것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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